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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스토리 서울] (21) 이명래 고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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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국민상비약’ 가업 이을 후계 없어…

“종기에는 이명래~이명래 고약.”


이명래고약의 100년 가업을 잇고 있는 서울 충정로의 명래한의원. 작은 종기에 2~3차례 정도 나눠 붙일 수 있는 고약 1환이 2000원이다. 작은 사진은 이명래 선생의 생전 모습.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40대 이상이면 누구나 어린 시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이 광고를 기억할거다. 노란색 기름종이에 붙은 흑갈색 고약(膏藥)을 성냥불에 달궈 종기에 붙여 놓으면, 며칠 뒤 어김 없이 누런 고름이 덩어리째 빠져 나오던 경험이 다 있을 테니까. 특유의 냄새가 인상적인 이명래고약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어느 집에서나 볼 수 있던 ‘국민상비약’이었다.

‘이명래고약집에서 난 세 번 놀랐다. 첫째는 가게가 너무 더러웠고, 둘째는 치료비가 무척 쌌다. 셋째는 아주 잘 낫는다는 점이다.’

1920년대 일본군 대좌(대령) 사사키는 목숨을 위협하던 악성종기를 이명래고약으로 단번에 치료한 뒤 총독부기관지인 경성일보에 그렇게 적었다. 이처럼 이명래고약은 ‘활명수’와 함께 20세기 한국에서 개발된 최초의 신약이자, 서울을 대표하는 ‘100년 브랜드’이다.

천주교 신자인 이명래(1890~1952년) 선생은 1905년 프랑스 선교사의 도움을 받아 탁월한 효능을 내는 자신만의 고약을 개발했다. 제조법은 아직도 베일에 가려져 있다. 그는 1920년 서울에 올라와 충정로 중림동 터에 명래한의원을 차려 고약을 직접 만들었다. 그때부터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이명래고약과 명래한의원은 지금도 충정로에서 긴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그가 죽고난 뒤 이명래고약은 두 가지 ‘버전’으로 나뉘었다. ‘이명래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기를 원했던 둘째사위 이광진(1996년 타계)씨는 명래한의원을 이어받아 전통 방식을 고수했다. 반면, 고약의 대중화를 원했던 막내딸 이용재(2009년 타계) 여사는 1955년 명래제약을 세운 뒤 일부 성분을 변경해 대량 생산에 나섰다. 우리가 약국에서 보던 이명래고약은 바로 명래제약에서 만든 것이다.

둘은 오랫동안 ‘정통성 논란’을 벌이며 반목했지만, 지금은 양쪽 모두 쇠퇴기를 맞으며 그간의 갈등이 무의미해졌다. 명래제약은 2002년 부도가 나 문을 닫았고, 지금은 다른 제약회사가 판권을 인수해 고약을 만들고 있다. 또 명래한의원도 현재 이명래 선생의 외손주사위인 임재형(65) 원장이 삼대째 가업을 잇고 있지만, 아직 후계자를 찾지 못한 상황이다.

만약 온 가족이 힘을 모아 이명래고약을 계승·발전시켰다면 프랑스 보르도의 와인이나 독일 쾰른의 오드콜로뉴(향수)처럼 대한민국 서울을 상징하는 브랜드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건 기자만의 생각일까.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2009-11-20 12:0:0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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