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판매 등 현안 대응 질타 “정무적으로 판단해 일하라” 주문
“일하는 모습이 참 답답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각종 회의와 보고 자리에서 이 같은 지적을 여러 차례 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들이 8일 전했다. 일반의약품(OTC)의 약국 외 판매, 등록금 인하 방안, 통신비 인하 문제 등 정부가 추진하는 일련의 정책들이 성과를 보지 못하는 상황을 거론하면서다.
이 대통령은 “어떤 정책을 시작했으면 잘 챙겨서 되도록 해야 하는데 지금 일하는 모습을 보면 답답하다.”면서 “청와대와 정부 모두 종합적이고 전략적으로 일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내각과 청와대 참모들에 대한 질책과 독려로 보인다. 집권 후반기 들어 관료사회가 눈치보기에 급급하고, 이로 인해 주요 국정 현안이 답보 상태에 빠지면서 성과를 거두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지시로 풀이된다.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건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이지만 ‘일하는 정부’라는 색깔에 맞게 국정운영만큼은 치밀하게 하겠다는 뜻도 들어 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정무적 판단을 갖고 일의 결과가 가져올 효과를 미리 잘 생각하면서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특히 이 대통령은 전날(7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일반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 관련 보고를 받고 “국민 편의를 도모하자는 취지였다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해 관계자들을 잘 설득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일하는 모습이 참 답답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 대통령이 장·차관들에게 일주일에 적어도 한번은 현장을 방문해 직접 애로사항을 듣고 국정에 반영해줄 것을 늘 강조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 대통령은 오는 17~18일 장·차관 및 청와대 참모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민생종합 점검 및 대책을 위한 국정토론회에서도 이 같은 지시를 다시 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2011-06-09 1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