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시도지사協 ‘지방분권’ 실현 방안 모색
서울시와 전국시도지사협의회는 5일 시청 서소문별관에서 ‘지방자치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지방분권 실현 방안을 모색했다. 참석자들은 대부분 중앙정부에 의해 자치조직권이 지나치게 규제받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축사에서 “진정한 지방자치 구현을 위해선 무엇보다 자치조직 운영의 자율권을 확보하는 게 최우선”이라며 “영국 등 선진국들은 지방정부에 조직·인사결정권을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석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생색은 중앙정부가 내면서 재정은 지방정부에 알아서 하라고 해 디폴트로 내몰리고 있는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본격적인 토론이 시작되자 발제를 맡은 최우용 동아대 교수는 “우리나라의 자치조직권은 제도적으로 헌법과 지방자치법을 통해 보장되고 구체적인 내용은 조례를 통해 정하도록 돼 있으나, 실질적으로 대부분의 사항이 대통령령의 범위 내로 제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또 “헌법이 보장하는 자치조직권의 세세한 부분까지 하위법령이 규제하는 건 위헌 가능성이 있어 권한쟁의심판 제기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자체의 자치조직권 강화를 위해 좀 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시원 경상대 교수는 “자치조직권에 대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인식 차가 문제”라며 “지자체의 내부 통제를 통해 중앙이 우려하는 기구 남발 등을 방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근본적인 대안으로 대통령령을 통한 통제의 완전 자율화, 점진적인 자율권의 강화를 위한 시범사업 실시 등을 추천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강기홍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중앙집권식으로 제정된 현재의 지방자치법은 ‘기형적’”이라며 “대통령령에 근거해 시도 부시장과 부지사를 국가공무원으로 정한 것은 지나친 통제”라고 밝혔다. 김홍환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선임연구원도 “부단체장과 3급 이상 직원의 수는 기준인건비 범위 내에서 조례로 정하고 부단체장의 사무분장도 조례로 정하도록 지방자치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혜수 경북대 교수는 “지자체의 기구와 정원에 대한 결정권을 완전히 지자체로 이양하면 공무원 정원과 상위기구가 증대할 수 있다”면서 “순차적, 차등적인 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