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月 50만원 지급’ 논란
5일 서울시가 발표한 ‘사회 밖 청년’ 지원 계획은 이제까지 사각지대로 남아 있던 청년 백수에 대한 공공 지원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아직 추상적이어서 숙제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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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취업 준비생 등 청년 3000명에게 월 50만원 지원하기로 해 과잉 복지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긴장한 구직자들이 면접을 기다리면서 주먹을 꽉 쥔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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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졸업 유예, 니트족, 초단시간근로자 등 대학생도 취업자도 아닌 ‘사회 밖 청년’이 서울거주 20대를 기준으로 50만 2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20대 미취업자, 비정규직, 대학 졸업을 유예한 이들이다. 이 가운데 3000명을 어떻게 선발할지도 문제다. 시는 내년 1월에 구체적인 지원방식을 만들고 내년 7월부터 청년들에게 돈을 줄 계획이다. 통상 취업준비생은 미취업자에서 대학생을 제외한 19만 5000명으로 본다. 대학 졸업을 유예하는 것은 졸업생에 대한 구인선호도가 떨어져 스스로 내린 선택이란 점에서 지원 대상이 너무 넓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정규직도 질이 낮은 일자리로 분류되지만 취업자로 분류하는 게 맞다는 이견도 있다.
지원받는 청년의 소득기준도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논란이 될 전망이다. 과외 등 신고가 안 되는 수입 등 변수가 많다. 근로자 중위소득(200만원) 25%를 임의로 택한 월 50만원 지원액도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일각에선 시가 지원 대상을 공공·사회·자기주도적 활동으로 삼은 것에 대해 시민단체 활동 청년층에 유리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보낸다. 전효관 혁신기획관은 “활동사업의 영역 제한은 없다. 시민단체활동을 하려는 청년층을 지원하는 제도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넘어야 할 산은 정부다. 사회보장기본법에 따라 2013년부터 중앙 및 자치단체가 사회보장제도를 신설·변경할 경우 보건복지부장관과 협의하도록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년활동비는 선별 청년지원 사업”이라면서 “복지부와 협의가 필요 없다”고 말했지만 복지부 관계자는 “복지정책으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2015-11-06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