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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겨울밤
댓잎 부딪치는 소리
짙은 어둠속에서
소름 돋는 소리로 달려온다
이따금 부엉이가 서럽게 울면
이름 모를 산새들 추위에 떨다가
애처롭게 우는 소리들이
무서움 다닥다닥 붙여서
찬바람 뚫고 오는 밤
식어가는 구들장에 몸을 웅크리고
무거운 솜이불 뒤집어 쓴 채
겨울밤 슬픈 가락을 엿듣는다
먼 곳으로부터 출발한
찬바람이 산등성이를 훑고
강을 따라 내달리다가
산골마을까지 들어와 가쁜 숨 내뱉으며
먼 곳의 겨울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사뿐 사뿐 대숲에 눈 내리는 소리에
산새들 잠드는 시간
어둠을 눈 속에 하얗게 묻어두는
겨울 대숲에서
추위와 배고픔을 안고
산골의 긴 긴 겨울밤을
홀로 무서움 떨쳐내고 있는 아이는
부엉이만큼이나 서러움 속에서도
햇볕 받는 꿈을 꾸며 잠이 들던
아주
오래 전 그 겨울 대숲 속의
오두막집이 그리운
오늘! 장석민 (동안양세무서 주무관)
20회 공무원 문예대전 동상 수상작
2017-07-24 3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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