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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릭 詩 IN] 어떤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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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소리

동네 정육점에 들러


돼지 목살을 사들고 집으로 오는데

고기가 담긴 검은 비닐봉지 속에서

꿀꿀 거리는 소리가 나는 것 같았다

아내가 달아오른 불판 위에

붉고 두꺼운 목살들을 옹기종기

눕히자

고기들은 지글지글 소리 내며

뜨거움에 마구 몸을 비틀었다

익고 있는 고기를 정신없이

먹고 있는데

아내는 돼지처럼 먹는다고

핀잔을 준다

중심을 잃고 허둥지둥 살아온

흠 많은 남편임을

아내와 한편이 된 눈치 빠른

돼지도 알고

불판위로 너도 얼른 올라가야지

하며 소리칠 것 같아

고기 숙숙 잘 넘어가던 내 목젖은

죽은 돼지를 위해 경건하게 묵념하듯

그만 빳빳하게 굳어 버렸다

현실에 안주하며 짜부라진 내 귀와

어설프게 열려 있어 두려웠던

내 입을 자책하며

술기운에 아내에게 넋두리만 길어진

창 밖 별들에게도 부끄러워지는

밤이었다

술에 취해 집으로 오던 어느 밤

늦게까지 장사를 하고 있던

정육점 앞을 막 지나는데

정육점에 걸려있던 돼지들이

여태껏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마구 소리를 치는 것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소리로

꿀꿀! 정신 차려! 꿀꿀꿀!

김희관 대구지방환경청 환경감시과장
김희관 (대구지방환경청 환경감시과장)

20회 공무원 문예대전 동상 수상작
2017-10-23 3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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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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