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 <上>
환경부 충전통합플랫폼 ‘EV이음’전국 어느 충전기든 이용 가능
앱으로 가격 비교·위치 확인도
요금 공개돼 과도한 경쟁 줄어
고용부 ‘온라인 이용 패턴 분석’
신청·수령 까다로운 정부지원금
이탈 많은 단계 파악해 해설 추가
신청 완료율 늘고 문의전화 줄어행정안전부는 ‘2023년 정부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중앙부처·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으로부터 총 533건의 정책을 접수해 41개의 정책 사례를 시상했다. 서울신문과 행안부는 3회에 걸쳐 ▲국민 생활을 편리하게 만드는 정책 ▲국민 일상을 안전하게 만드는 정책 ▲지역을 살리는 정책의 우수 사례를 소개한다. 몇 달 전까지 전기자동차 이용자들의 불만 1순위는 배터리 충전 문제였다. 충전 사업자마다 회원카드가 달라 사람들은 평균 3개에서 많게는 10개를 들고 다녀야 했다. 실수로 카드를 집에 두고 오는 날에는 회원 등록된 충전소를 찾아다니거나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비회원가를 치르고 결제했다.
사업자 간 제휴에 따라 회원카드가 호환되기도 했지만 요금 적용 방식이 다르고 제휴 업체도 한정적이었다. 회원카드를 통합해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이에 환경부는 지난 10월 전기차 충전 통합 플랫폼 ‘EV이음’을 만들었다. 한 장의 회원카드로 어느 업체의 충전 시설이든 관계없이 전국에 설치된 대부분의 충전기를 이용할 수 있는 로밍 시스템이다. 덕분에 이용자들은 여러 개의 카드를 들고 등록된 충전소를 찾아 헤매는 데 걸리는 시간을 아낄 수 있게 됐다.
실물 카드를 들고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도 해소됐다. 이제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로 즉시 이용할 수 있다. 사업자 간 가격을 비교해 저렴한 충전소 위치와 충전기 고장 여부도 알려 준다. 사업자들도 통합 플랫폼 덕을 보고 있다. 과거에는 사업장의 회원카드를 소지한 고객 위주로 업체를 운영했지만 지금은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셈이다. 충전 요금이 투명하게 공개돼 사업자 간 과도한 경쟁도 줄어들었다.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는 전기차 보급을 늘리고 있다. 충전 편의성 문제 해결은 소비자들의 전기차 수요를 장려할 수 있는 촉진제란 평가를 받는다.
과거 정부지원금은 신청과 수령이 까다롭기로 유명했다. 실업급여를 처음 접해 보는 사람은 어려운 용어와 복잡한 서식 탓에 온라인 신청을 그만두고 고용센터로 발걸음을 옮기기 일쑤였다. 상담을 하면서도 ‘어디서, 어떻게’ 막혔는지 설명하는 데 애를 먹었다.
올해는 사뭇 다르다. 지난해 고용부가 ‘온라인 이용 패턴 분석’을 개발해서다. 고용부는 홈페이지 기록을 분석해 이용자들이 어떤 화면을 클릭했고 어느 단계에서 중도 이탈했는지, 왜 신청을 포기했는지 등을 분석할 수 있게 됐다.
실업급여를 온라인에서 신청할 때 중도 이탈이 종종 발생하는 특정 단계(구직활동 확인 등)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고용부는 지난해 10월 이용자 데이터를 분석해 중도 이탈이 잦은 단계에 용어 해설과 안내 동영상을 추가했다.
덕분에 온라인 신청 완료율이 17.9% 포인트 상승(57.8%→75.7%)했다. 문의 전화도 12.1% 줄었다. 이용자들이 정부지원금을 신청하면서 ‘무엇을’ 어려워하는지 선제적으로 파악해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공무원의 고충도 해결했다. 그간 공무원들은 구체적 데이터 없이 상담하다 보니 이용자들의 불편함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단순 신청·상담에도 많은 인력이 투입됐다. 하지만 온라인 패턴 분석 덕에 비효율적 업무가 감소했다. 더 중요하고 시급한 업무에 시간을 쏟을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앞으로 온라인 패턴 분석을 모든 정부지원금 신청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민원 발급 건수가 2억 749만건에 이르는 정부24에 반영하기 위해행안부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유승혁 기자
2023-12-28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