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9시55분 서울고검 청사로 공개출석
기자들 질문에 ‘묵묵부답’...변호인과 입장
입장문 통해 “절차 위반해 폭주하는 특검” 비판
비공개 출입을 요청하던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이 결국 서울고등검찰청 정문으로 공개 출석했다.
28일 오전 9시55분경 경호차량의 호위 속에 검은색 카니발 차량을 타고 서울고검 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윤 전 대통령은 짙은 네이비색 정장에 빨간 넥타이를 착용했다. 머리는 한쪽으로 잘 정돈된 모습이었다.
다만 단정했던 모습과 달리 표정에서는 긴장감이 역력해 보였다.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지 않은 이유, 피의자 신분이 된 소감, 진술거부권 행사 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도 닫힌 입은 열리지 않았다.
조사에 입회하는 김홍일 변호사와 함께 차에서 내린 그는 10초 남짓한 시간에 차에서 내려 서울고검 청사까지 걸어 들어갔다. 조사를 앞둔 피의자의 긴장감, 수사팀과의 신경전에서 밀렸다는 부담감을 감추려는 듯 공개 출석은 속전속결로 끝이 났다. 그렇게 역대 6번째 대통령 조사가 오전 10시 14분부터 시작됐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날 공개출석에 대해 “법령과 적법절차를 위반해 폭주하는 특검은 법위의 존재인가? 특별검사도 검사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 “피의자의 인권에 대한 존중이 전혀 없으며 이미 유죄가 확정된 듯 전국민이 피해자이므로 피의자의 인권은 후순위여도 문제없다는 특검의 발언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중립적이고 공정해야 할 특검이 예단과 편견을 가지고 가장 개선되어야 할 검찰의 악습을 답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검은 이날 대통령경호처를 동원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 혐의, 군사령관들의 비화폰 관련 정보 삭제를 지시한 혐의 등을 조사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조사에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계엄에 관한 사항을 논의했는지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