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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호텔 객실은 ‘몰카 천국’…“‘투숙객 성관계’ 고스란히 생중계, 1만명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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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조사팀이 호텔 객실 환풍구에 숨겨진 몰카를 발견하는 모습. BBC 캡처


2023년 어느 날 밤, 홍콩에 사는 에릭(가명)은 평소처럼 음란물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화면 속 남녀가 방에 들어와 가방을 내려놓고 성관계를 하는 모습이 바로 자신과 여자친구 에밀리(가명)였다. 3주 전 중국 선전의 한 호텔에 묵었을 때 찍힌 몰래카메라 영상이었다.

BBC는 6일(현지시간) 중국 호텔에서 몰래 투숙객 성관계 모습을 촬영한 영상이 대규모로 유통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18개월 동안 조사한 결과 텔레그램에서 6개의 웹사이트와 앱을 발견했다. 이들은 180개가 넘는 호텔 객실에 카메라를 설치해 투숙객을 생중계한다고 광고했다.

BBC는 7개월 동안 한 웹사이트를 집중 관찰했다. 54개의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이 올라왔고, 이 중 절반가량이 항상 작동했다. 평균 투숙률을 고려하면 수천 명이 촬영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은 자신이 찍혔다는 사실조차 모를 가능성이 크다.

BBC는 가장 두드러진 중개상이 ‘AKA’라는 닉네임을 쓰는 인물이었다고 설명했다. BBC 기자가 소비자로 가장해 접근하자 그는 한 달에 450위안(약 9만 5000원)을 내면 생중계를 볼 수 있다고 했다.

로그인하면 5개의 촬영 화면을 선택할 수 있었다. 투숙객이 키 카드를 꽂아 전기를 켜는 순간부터 객실 내부가 보였다. 생중계를 처음부터 다시 보거나 저장된 영상을 다운로드하는 것도 가능했다.

AKA가 운영하는 텔레그램 채널에는 1만명이 넘는 회원이 가입했다. 2017년부터 축적된 편집 영상만 6000개가 넘었다.

구독자들은 텔레그램에서 실시간으로 댓글을 달았다. 투숙객의 외모를 평가하고 대화 내용을 추측하며 성관계 모습에 점수를 매겼다.


몰래카메라 생중계 영상에 선명하게 담긴 호텔 침대 모습. BBC 캡처


커플이 성관계를 시작하면 환호했고, 불을 끄면 불평했다. 여성을 향한 비하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BBC는 여러 단서를 조합해 카메라 한 대의 위치를 중국 중부 정저우의 한 호텔로 추적했다. 현지 조사팀이 해당 객실에 들어가 벽 환풍구 안에서 카메라를 찾아냈다. 렌즈는 침대를 향하고 있었고 건물 전기 시스템에 연결돼 있었다.

온라인에서 ‘호텔 필수품’으로 팔리는 몰카 탐지기로도 이 카메라를 찾아낼 수 없었다.

조사팀이 카메라를 제거하자 텔레그램에 소식이 빠르게 퍼졌다.

“카메라가 제거됐어” 한 구독자가 글을 올렸다.

“정말 아쉽네. 그 방은 음질이 최고였는데!” AKA가 답했다.

하지만 몇 시간 뒤 AKA는 다른 호텔에 새 카메라를 설치했다고 알렸다.

“이게 우리 플랫폼의 속도야. 대단하지?” 그는 구독자들에게 자랑했다.

18개월 조사 기간 BBC는 AKA와 비슷한 중개상을 12명가량 확인했다. 이들은 더 상위 조직인 ‘카메라 소유주’를 위해 일했다. 카메라 소유주는 카메라 설치와 생중계 플랫폼 관리를 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범죄 조직은 상당한 돈을 벌어들인다.

BBC는 AKA가 지난해 4월 이후 최소 16만 3200위안(약 3450만원)을 벌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평균 연봉은 4만 3377위안(약 920만원)이다.

BBC가 텔레그램 신고 기능을 통해 몰카 음란물 공유 사실을 알리자 텔레그램은 10일 후에야 “비동의 음란물 공유는 이용약관으로 명백히 금지된다”며 “메일 수백만 건의 유해 콘텐츠를 제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신고를 받는다”고 밝혔다.

BBC는 조사 결과를 전달했지만 AKA 등이 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몇 시간 뒤 텔레그램 계정이 삭제됐지만, 웹사이트는 여전히 투숙객을 생중계하고 있다.

BBC가 조사 결과를 AKA 등에게 알렸지만 답변은 없었다. 몇 시간 뒤 콘텐츠를 광고하던 텔레그램 계정은 사라졌다. 하지만 AKA가 운영하던 웹사이트는 여전히 호텔 투숙객을 몰래 생중계하고 있다고 BBC는 덧붙였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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