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는 한글날을 맞아 9일 민원 서류 발급과 사무 처리 등에 사용하는 구청장 직인, 인증기 부착 직인과 전자 이미지 직인 등 공인 275개의 글꼴을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 당시 사용했던 해례본체로 교체했다고 밝혔다. 구청에서 쓰는 모든 공식 도장(공인)에 해당한다.
구는 훈민정음 해례본과 남다른 인연을 뽐낸다. 문화재 수집가 간송 전형필(1906~1962) 선생이 1940년 경북 안동에서 발견한 해례본은 현재 성북동 간송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구가 공인의 글꼴을 전면적으로 바꾼 것은 기존 글꼴이 한글을 한문 서체에 끼워 맞춘 한글 전서체인 탓에 글자를 제대로 알아보기 어렵다는 지적 때문이다. 구의회 이윤희 의원 등 13명은 공인 글꼴을 바꾸기 위해 조례를 개정하기도 했다. 구 관계자는 “새 글꼴이 빈약하거나 투박하게 보이지 않도록 가장 안정감 있는 획 두께의 비율을 찾아 웅비하는 성북구의 위상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구는 한글을 널리 알리고 한글 사랑 실천에 앞장선다는 취지에서 새 공인을 한글날부터 일제히 사용하기 시작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2013-10-10 1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