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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은 무슨… 그저 자주 찾아뵌 것뿐인데요.”

연고도 없이 혼자 사는 할머니를 17년 동안 어머니처럼 모시다가 돌아가신 뒤에는 장례까지 치러준 공무원이 있어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도선동사무소 박종민씨
화제의 주인공은 서울 성동구 도선동사무소에 근무하는 박종민(44·행정 7급)씨. 박씨가 지난달 초 대장암으로 세상을 뜬 김석연(83) 할머니를 만난 것은 16년 전인 1991년 성동구 사근동사무소에 사회복지 담당으로 근무할 때다.

김 할머니는 취로인부로 일하면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남동생과 여동생이 있었지만 여동생은 해외로 이민을 가 연락이 끊어졌고, 남동생은 생사를 모른 채 혼자 살았다.

안타까운 마음에 박씨는 김 할머니 집에 들러 이야기도 들어주며 가끔 음식도 사 드렸다. 근무지가 바뀐 뒤에도 명절 때는 물론 한 달에 한두 차례 할머니를 찾았다.

1994년 결혼식 때에는 할머니를 초청했다. 신혼여행이 끝나고는 부인과 함께 할머니를 찾아 인사를 드리고, 결혼식 때 같이 찍은 사진을 드렸다.

이 사진은 돌아가실 때까지 할머니의 낡은 TV 위를 장식했다. 누가 찾아올 때마다 “내 아들과 며느리다.”며 자랑하곤 했다.

박씨와 김 할머니는 ‘모자의 인연’을 맺지는 않았지만 김 할머니는 박씨를 아들로, 박씨는 할머니를 어머니로 알고 지냈다.

할머니는 돌아가시기 4일 전인 지난달 6일 박씨에게 장례와 함께 남은 돈의 처리도 부탁했다. 할머니가 숨지자 박씨는 장례를 치르고 사망신고 등 호적정리까지 모두 혼자 마쳤다.

할머니가 남긴 돈은 은행예금과 월세보증금 등 400여만원. 박씨는 이 돈을 할머니의 뜻에 따라 돈이 없어 공부를 제대로 못하는 모자가정 등에 학비로 지원할 생각이다.

박씨는 김 할머니 외에도 친구들 3명과 함께 매달 2만 5000원씩 7만 5000원을 모아 10년째 노원구 상계동에 사는 한 시각장애인 가정을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2007-7-10 0:0: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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