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은 1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광주공항의 국제선을 무안공항으로 이전하는 기본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며 “그러나 해당 항공사가 원할 경우 광주∼무안 고속도로가 완전 개통되는 내년 6월까지 광주 잔류를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시민들의 반대 여론을 의식해 내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국제선 존치를 수용한 듯하지만 ‘해당 항공사에 맡긴다.’는 전제를 달면서 실제로는 ‘이전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다.
이 장관은 “무안공항이 국토 서남권의 관문 공항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광주공항의 국제선 이전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선 이전은 10여년 전부터 약속해온 사항인데 개항을 며칠 앞두고 이를 바꾼다면 아무도 정부 정책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또 무안공항 개항 이후에 신설 또는 증편되는 항공기는 무안공항을 이용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이 장관은 무안공항 활성화를 위해 내년 상반기 개통 예정인 나주∼광주 고속도로와 목포∼광양 고속도로 건설을 앞당기고 호남 고속철이 무안을 경유하는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또 무안공항을 제주국제공항 수준으로 개방하는 한편 24시간 운영 체제를 통해 항공기의 자유로운 취항을 보장하고 신규 취항사에 대해 각종 감면 혜택을 부여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하는 지원 방안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이처럼 광주공항의 국제선 이전을 기정 사실화하면서 지역 상공인, 시민사회단체, 관광업계 주민 등의 반발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광주공항 국제선이 무안으로 옮겨갈 경우 전북권과 광주 동부권 주민들의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광주공항과 무안공항 모두가 적자운영 상태로 빠져들 것이란 우려가 지배적이다.
한편 광주공항의 국제선은 광주∼중국 상하이, 광주∼베이징 등 주 11회 운항 중이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