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 경쟁력강화본부장에
‘괴짜 공무원’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이성(왼쪽 사진·51) 전 구로구 부구청장이 중용됐다.서울시는 13일 이 전 부구청장을 경쟁력강화본부장(2급)으로 전보발령을 냈다. 경쟁력강화본부장은 오세훈 시장이 강조하고 있는 글로벌·관광진흥·문화산업·금융도시 등 정책을 총괄하는 주요 직책이다.
이 본부장은 ‘수재’라는 소리를 듣던 몇 안 되는 서울시 공무원 중 하나였다. 퇴계 이황 선생의 18대 후손으로 경상북도 점촌에서 태어나 서울 덕수상고,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서울시 기획담당관, 정책비서관, 자치행정과장 등 요직을 거치면서 행정고시(22회) 동기생 중 늘 선두를 달렸다.
괴짜 소리를 들은 까닭은 빈틈 없는 일 처리와 고속 승진의 고삐를 늦추지 않던 그가 공직 입문 20년만인 2000년에 느닷없이 무급휴직계를 제출했기 때문.
그는 아파트 전세금과 대출금 등으로 여행경비를 마련한 뒤 부인과 두 아들, 처조카를 데리고 1년 동안 해외여행을 떠났다. 처남이 요절하자 그 부인에게 새 삶을 찾도록 한 뒤 처조카를 대신 키우고 있다. 말이 해외여행이지 인도, 브라질, 탄자니아 등 45개국 200여개 도시를 하루에 20㎞ 이상씩 걷는 고난의 행군이었다.
이 때 일정과 느낌 등을 틈틈이 글로 써 인터넷에 연재하면서 장안의 화제가 됐다.
이 본부장은 1999년 월간문학세계를 통해 수필 ‘돈바위산의 선물’ ‘아버지’ 등으로 문단에 등단했다.
MB(이명박 대통령당선인)계 인물로 불리던 김병일 전 본부장이 총선출마를 위해 사표를 낸 뒤 후임으로 요직에 앉았다. 과거의 일 솜씨를 높게 평가한 오 시장의 진용에 발을 담근 셈이다.
서울시는 또 이종현(오른쪽) 부대변인을 정무특보로 임명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파견된 윤한홍 전 기획담당관을 지방부이사관(3급)으로, 이승균 전 도시행정팀장을 서기관(4급)으로 승진시켰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2008-2-14 0: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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