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자치권 부활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우근민 후보가 제주도지사에 당선됨에 따라 제주의 행정체제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2006년 7월 특별자치도로 출범하면서 기초자치단체를 폐지, 광역 단일 행정체제로 개편했다. 기존 제주시, 서귀포시, 남제주군, 북제주군 등 4개 기초단체는 제주시,서귀포시 등 2개 행정시로 통합됐다. 그러나 이후 지난 4년간 도지사에게 권력이 집중되면서 해군기지 등 각종 현안 추진과정에서 일방적으로 독주한다는 지적이 일었다. 일부에서는 ‘제왕적 도지사’라는 비판이 불거져 나왔다.
우 당선자는 광역 단일 행정은 도지사의 전횡과 시·군 통합으로 읍·면지역 주민들이 상대적으로 행정에서 소외되는 등 문제점이 드러났다며 기초단체 부활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우 당선자가 제시한 기초단체 부활 방안은 지방자치법상 기초단체와 달리 법인격이 없고 기초자치단체의 장은 주민들이 직접 선출하지만 기초 지방의회는 두지 않는 방안이다. 대신 제주도의회에 지역상임위원회를 두어 실제로 기초 지방의회의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제주특별법을 개정하면 얼마든지 실현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또 이번 선거과정에서 지역언론사 등의 여론조사 결과 제주도민 중 60%가 기초단체 부활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 당선자는 “이미 폐지된 시·군을 부활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기초자치단체장을 주민의 손으로 직접 선출하고 도지사에게 집중되었던 권한을 분산시켜 주민과 행정기관이 원활히 소통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라며 “다음달 취임하면 전문가 등으로 전담기구를 만드는 등 기초 자치권 부활 로드맵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