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임 구청장의 하루
1일 민선5기 지방자치가 시작됐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정착시킬 기초 지방자치단체장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서울의 김성환 노원구청장과 차성수 금천구청장의 단체장으로서의 첫날을 들여다봤다. ‘소통’과 ‘참여’를 내건, 21세기형 목민관을 추구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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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5기 단체장들이 1일 일제히 취임식을 갖고 4년 임기의 첫발을 내디뎠다. 초선인 김성환(왼쪽) 서울 노원구청장은 관용차를 마다하고 걸어서 출근해 집무실에서 주민과의 소통을 위한 구상에 골몰하고 있다. 차성수 금천구청장은 관내 시찰로 첫 업무를 시작했다. 이종원선임기자·안주영기자 jongwon@seoul.co.kr |
김성환 노원구청장
“걸어서 첫 등청하면서 스쳐가는 주민들을 보며 다짐했습니다. ‘여러분의 편한 의자가 되겠다.’고 말입니다.”
김성환(45) 서울 노원구청장은 1일 오전 7시30분 집인 마들대림아파트를 나서 구청까지 걸었다. 멀지 않은 거리라며 관용차를 마다한 것이다.
구청까지는 천천히 걸어서 30분 거리다.
바쁘게 출근하는 주민들을 스치면서 그는 “‘이들이 힘들고 외로울 때 ‘백’이 되고 쉴 수 있는 편한 의자가 돼야 하는데….’라고 생각했다.”면서 “물론 누구나 다 그렇게 이야기하겠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나의 철학에 따라 4년 임기를 보내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부대변인 등을 지내는 등 이른바 ‘노무현 사람’으로 분류된다.
그는 “앨 고어의 ‘환경문제는 미래의 문제가 아니고 지금, 현재의 문제’라는 말을 듣고 가능한 한 걸을 수 있는 거리는 걷는 습관이 들었다.”면서 “거대담론 같지만 노원구가 지구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걸어 다닐 예정이라고 한다.
오전 8시10분 인수인계서 서명으로 첫 공식업무를 한 그는 오후 3시 직원과의 만남도 가졌다. 취임식은 종전과 달리 저녁시간대에 야외에서 가졌다.
시민참여형, 수평적 구정만이 지방자치의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그의 생각에 동감한 주민들이었다.
차성수 금천구청장
차성수(53) 금천구청장은 두번의 취임식을 가졌다. 오전 8시 구청사 내 대강당에서 민원 및 현업 부서 직을 제외한 1000여명의 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조회를 겸한 취임식을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특정지역, 특정학교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인사상 혜택은 있을 수 없으며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해 눈물 짓는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공정한 인사원칙을 강조했다.
오후 6시엔 구청 앞 광장에서 주민과 함께하는 취임식을 가졌다. 퇴근한 직장인, 환경미화원, 다문화가정 등 10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도시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소외받는 주민이 없도록 하고, 모두가 높은 수준의 교육을 누릴 수 있는 금천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사람 중심, 구민 참여의 구정철학을 내세우며 ‘일등교육도시, 일자리가 넘치는 도시, 살기 좋은 도시 희망의 금천’ 조성에 앞장설 것을 선언하는 순간이었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을 지낸 그는 “분쟁 해결사로서 갈등과 첨예한 이해관계 대립의 조정을 맡은 경험을 살려 구정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두 초보구청장은 똑같이 지역주민과의 소통을 중시했다. 김 구청장은 주민과의 소통을 위해 트위터, 굿노원을 만들었다. 실시간으로 주민들이나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다. 차 구청장은 “시민사회수석의 역할이 시민과의 소통이고 가장 필요한 덕목이 경청”이라면서 “이는 구청장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한준규·김지훈기자 hihi@seoul.co.kr
2010-07-0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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