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에선 앞으로 이런 불문율이 깨지게 됐다. 12일 행안부에 따르면 통상 월요일 8시 30분부터 진행하던 간부회의를 이번 주부터 화요일로 하루 늦추기로 하고 이날 첫 회의를 진행했다. 시간도 국무회의 직후인 오전 11시로 조정됐다. 직원들이 회의 준비를 위해 일요일부터 출근하던 비효율을 덜기 위한 조치로 다른 부처로도 확산될지 주목된다.
행안부의 정례 회의는 1주일에 한번 꼴로 열린다. 가장 중요한 간부회의는 2주에 1번씩 매주 월요일 장관 이하 실·국장들이 참석한다. 매월 첫주 월요일엔 소속기관장까지 참석하는 확대간부회의가 기다리고 있다. 거의 매주 월요일마다 간부회의가 열리는 셈이다. 자연히 보고자료를 준비하는 직원들 입장에선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 일요일 오후만 되면 직원들이 주요 과 사무실마다 삼삼오오 모여드는 탓에 ‘정부청사에는 월요일이 하루 일찍 찾아온다.’는 농담도 회자될 정도다.
한 실장급 공무원은 “한 주 시작을 업무보고로 여는 게 공직사회 정석이긴 하다.”면서 “그래도 굳이 월요일 회의 때문에 주말부터 직원들 진을 빼놓을 필요가 있느냐는 건의가 김남석 제1차관에게서 나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일정으로 따져봐도 국무회의 이후 간부회의는 의결 사항, 부처별 지시사항까지 종합적으로 다룰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직원들은 희색하며 반기고 있다. 회의 자료 취합을 맡는 정책기획관실의 한 서기관은 “‘일요일은 출근’이 거의 공식화되어 있었는데 시간외 근무수당이 조금 줄어도 주말엔 쉬는 게 업무효율에 더 득이 된다.”고 말했다. 다른 과장급 공무원도 “외국에선 화요일 회의가 보편적인 만큼 다른 부처에서 전향적으로 도입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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