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더 잃을 게 없다”
코레일이 국토부의 철도정책에 정면으로 맞선 이유로는 코레일로서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마지노선’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인수위에 새로운 정책을 제안하는 형태를 띠고 있지만 코레일로서는 현 정부의 일방적인 철도정책이 차기 정부로 계승되는 것을 선제대응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전체적인 철도산업 발전 방향을 마련하고, 장기 비전에 따라 KTX 경쟁체제 도입 여부 등을 결정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어 코레일에 힘을 실어 줬다. 코레일은 이를 근거로 철도산업의 방향에 대해 새롭게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상하분리로 인한 책임 규명이나 중복투자 문제, 양 기관 간 갈등보다 통합을 통해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인수위 직거래는 조직 이기주의”
국토부는 코레일의 상하통합 주장에 대해 “정권 교체기를 틈탄 공공기관의 전형적인 기강해이와 조직이기주의”라고 경고했다. 철도정책은 정부의 고유 권한이고, 철도정책이 코레일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인수위에 직보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조직 기강해이라는 것이다. 국토부는 “코레일의 행동은 기득권 유지를 위해 자기반성 없이 3대 정권에 걸쳐 일관되게 추진된 철도개혁의 근간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철도시설과 운영의 분리, 경쟁체제 도입은 낙후된 철도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국민의 정부부터 검토와 논의, 사회적 합의를 거쳐 마련된 철도개혁의 기본 골격이라는 입장이다. 도로·항공처럼 시설(공공부문)은 국가가 소유·투자하고, 운송(민간영역)은 민간 사업자가 전념해야 철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와 같은 철도 운영의 만성적자, 비효율 구조의 근본적 개선 없는 통합은 오히려 운영과 건설이 동반부실에 빠질 우려도 있다는 것이 국토부의 시각이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2012-12-2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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