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 “연공서열 위주 인사 탈피”… 공무원 사회 파장 주목
국무총리실이 그동안의 연공서열 위주 인사에서 벗어나 조직 기여도와 능력, 전문성 위주로 발탁 인사를 실시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동안과 다른 인사 원칙과 방향’은 정홍원 국무총리의 뜻으로 청와대와 긴밀한 협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향후 전 공무원 사회에 미칠 파급 효과가 주목된다.
김동연 국무조정실장은 지난 16일 국무조정실·총리 비서실 확대간부회의에서 “전과 같은 연공서열 위주의 인사를 기대하지 말라. 조직 기여도와 능력, 전문성을 기초해 인사를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김 실장은 이날 “국정감사 등 국회일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이 같은 원칙과 방향에 기초해서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 같은 인사 원칙과 방향은 정 총리의 뜻이며 정 총리와 이에 대해 의논했으며 자신도 총리와 생각을 같이한다고 밝혔다. 또 “인사 대상은 국무조정실은 물론 총리 비서실까지 포함되며, 행정시험과 공채 출신은 물론 특채와 별정직, 계약직 등 모든 직원들이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정 총리도 최근 “공직자들이 줄을 서서 순번에 따라 승진하는 식의 인사는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주변 고위공직자들에게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를 이뤄내고 국가발전의 새 도약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능력과 기여도에 따른 발탁 인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총리와 전 부처의 선임 격인 총리실의 이 같은 ‘연공서열 뛰어넘기 시도’는 다른 공직사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공직사회에 대한 중간 평가형식의 인사 실험으로도 풀이된다.
국무조정실 고위관계자는 “지난 정부까지의 인사가 연공서열 위주의 조직 안정성에 초점을 뒀다면 앞으로는 조직 활력과 효율성에 중점을 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 출범 1년을 앞두고 자칫 안주하기 쉬운 공직사회를 일깨우고, 공직자들의 노력과 역할을 평가한다는 의미도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향후 이뤄지는 총리실 인사는 전 공직사회와 부처들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인사 실험 수위를 보여주는 시금석이자 잣대가 될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8월 청와대 비서진 개편 이후 정 총리와 청와대의 소통·협력이 더 긴밀해지는 상황에서 이 같은 연공서열 파괴 시도는 인사권 행사를 자제해 온 정 총리가 총리실 인사는 물론 새 각료 등용 과정에서도 자신의 색깔과 목소리를 낼 것임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라고 풀이했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2013-10-18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