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4세 미혼남녀 출산력 조사
우리나라 미혼 여성 절반 이상은 결혼을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드시 결혼해야 한다고 보는 여성은 7.7%에 불과했다.10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44세 미혼 남녀 238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5 출산력 조사’에 따르면 미혼 여성의 52.4%는 결혼을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고 생각했다. 5.7%는 결혼을 하지 않는 게 낫다고 응답하는 등 58.1%가 결혼을 부정적으로 여겼다. 반면 남성은 60.8%가 결혼을 긍정적으로 생각했고, 이 중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응답도 18.1%나 됐다.
자녀에 대한 가치관도 남녀 간에 달랐다. 미혼 여성의 29.5%는 자녀가 없어도 무관하다고 답했고, 꼭 있어야 한다는 응답은 이보다 적은 28.4%였다. 반면 미혼 남성은 39.9%가 자녀는 꼭 있어야 한다고 답했고, 없어도 무관하다는 응답은 17.5%에 그쳤다. 보사연 관계자는 “자녀양육 부담이 주로 여성에게 전가되고, 취업 여성은 출산과 양육에 따른 기회비용이 크게 작용한 탓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자녀가 필요 없다고 응답한 가장 주된 이유로는 남녀 모두 경제적 요인을 들었다.
미혼 여성은 경제적으로 여유롭게 생활하기 위해(36.2%), 자녀가 있으면 자유롭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32.0%), 부부만의 생활을 즐기고 싶어서(21.3%) 순으로 응답했다.
결혼하는 데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는 남녀 모두 청년 고용 안정화, 신혼집 마련 지원, 청년 실업문제 해소를 꼽았다. 여성은 이 밖에도 결혼으로 인한 직장 내 불이익 제거(20.3%)가 우선 추진돼야 한다고 답했다.
결혼하기까지는 어렵지만, 일단 결혼하면 자녀에 대한 가치관도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혼(15~49세) 여성 1만 1009명의 자녀가치관을 조사한 결과 60.2%가 자녀는 꼭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없어도 무관하다는 답변은 10.6%뿐이었다. 기혼 여성의 현재 자녀 수와 앞으로 더 낳을 자녀 수를 합산한 기대자녀수는 평균 1.94명이었다. 기혼 여성들은 출산하고 양육하는 데 경제적 지원(45.9%), 일가정 양립 지원(19.3%), 양육 인프라와 프로그램 다양화(14.1%)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6-07-1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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