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농산어촌 유학 프로그램 ‘도농 상생’ 모델로… 특별한 인기 비결은
“학교도 매일 가고, 코로나19 걱정 없이 운동장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어 너무 좋아요. 서울에 있는 친구들이 아주 부러워해요.”지난 3월 서울 도봉구의 신학초등학교에서 전남 순천의 월등초등학교로 유학 온 박선우(11·5학년)군은 26일 “서울에서는 놀이터도 문을 닫아 밖에서 놀지도 못해 매일 집에서 게임만 해 답답하기만 했었다”면서 “여기서는 복숭아 따기 등 서울에서는 생각도 못했던 다양한 체험놀이가 많아 너무 즐겁다”며 활짝 웃었다. 박군의 어머니 이하정(43)씨도 “전체 학생이 40명인 소규모 학교여서 선생님들이 학생 모두에게 애정을 갖고 따뜻하게 돌봐준다”면서 “선우가 더 머물길 원해서 유학을 한 학기 연장했다”고 말했다.
전남교육청이 지난해 12월 서울시교육청과 협약을 맺고 추진한 전남농산어촌유학 프로그램이 인기다. 농산어촌유학은 서울 등 도심에 있는 초·중생들이 6개월에서 1년 동안 전남 지역 농촌학교에서 환경친화적 교육을 받는 프로그램이다. 학생이 없는 지방 초등학교에는 활력을, 도심 학생들에게 자연과 환경을 공부할 수 있는 도농 상생모델 중 성공작으로 꼽힌다.
전남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3월 1학기 때 82명이 유학 왔던데 비해 2학기에는 2배 이상 증가한 165명이 신청했다. 초등학생 139명, 중학생 26명이다. 여기에는 1기 유학생 중 연장을 희망한 학생도 57명이나 된다.
2기 유학생 중 지역별 유형은 서울 151명으로 가장 많다. 광주 9명, 경기도 4명, 인천 1명이다. 이들은 전남 도내 17개 시·군 37개 학교에 배정됐다. 유학생들은 1학기 수업을 받고 한 차례 더 연기가 가능해 최대 1년간 머무를 수 있다. 이들 학교에서는 방과 후 배드민턴·사물놀이 등 예체능 수업과 영어·중국어 회화 등이 무료로 진행돼 아이들이 학원에 갈 필요 없이 모든 걸 학교에서 자체 소화하고 있다. 1학년부터 5년 동안 줄곧 혼자 수업을 받았던 월등초 유다민(5학년) 양은 “같은 학년에 3명이 와 모듬 활동도 같이하고 쉬는 시간에도 더 재밌게 놀고 있다”면서 “지금보다 더 많은 학생이 내려와도 좋을 것 같다”고 웃음을 보였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2021-08-27 1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