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나라 싸게, 중진국 비싸게, 저소득국은 외면해
태국, 콜롬비아 등 한국처럼 약속시한 내 백신 못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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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료진들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모더나 CEO인 스테판 방셀의 집 앞에서 백신 평등을 호소하고 있다. AP |
NYT는 데이터 업체인 에어피니티를 인용해 존슨앤드존슨은 2500만회분, 화이자는 840만회분을 세계은행이 저소득국으로 분류한 국가들에 백신을 수출했지만 모더나는 90만회분만 보냈다고 지적했다. 특히 모더나와 개별 구매 계약 정보가 공개된 23개국 중 저소득국는 전혀 없었다.
또 모더나는 지난 5월 세계보건기구(WHO)가 주도하는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 코백스(COVAX)에 올해 안에 최대 3400만회분의 백신을 공급하는데 합의했지만, 미국 정부가 기부한 것을 제외하고 모더나 자신은 아직 단 1회분도 보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모더나는 외려 부자나라에 더 싼 값으로 백신을 공급했다. 미국이 부담한 1회분 가격은 15∼16.50달러였고 유럽연합은 22.6∼25.5달러였지만 보츠와나, 태국, 콜롬비아는 27∼30달러를 냈다.
그나마 태국은 내년에나 백신을 받을 수 있고, 콜롬비아는 6월초에 예정됐던 백신을 8월에 받았다. 모더나는 지난 7월과 8월에 한국에도 약속된 백신 물량을 보내지 못한다며 일방적인 통보를 보낸 바 있다. 당시 우리 정부는 미 모더나 본사에 대표단을 보내 항의했었다.
2019년 6000만 달러(약 71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수입이 140억 달러(약 16조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모더나는 각계의 비판에 백신 생산량을 늘려 내년에는 저소득 국가에 10억회분을 공급하고, 아프리카에 백신 공장을 세우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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