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타당성조사 살펴보니
내년 하반기에 재개통 예정
추정 이용자 예상보다 적어
1일 운행 38회→24회로 줄여
하루 총이용객 2876명 불과
연비 나쁜 디젤기관차 투입
연료비 지출 크게 늘어날 듯
이 같은 사실은 9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교외선 운행재개 및 전철화사업 사전타당성조사’에 담겨 있다. 교외선 재개통을 추진해 온 경기도와 고양·양주·의정부시 등 4개 지방자치단체는 2020년 12월 실시한 사전타당성조사 용역 결과를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다. 이 용역 결과에 따르면 교외선의 장래 추정 이용자 수는 2025년 1일 평균 2876명으로 가장 많고, 이후 인구 및 교통량 감소로 2030년 2781명, 2035년 2732명 등으로 예측됐다.
열차는 객차 3대를 1편성으로 해서 하루 왕복 24회 운행할 예정이다. 당초 38회 운행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추정 이용자 수가 예상외로 적게 나오자 줄인 것이다.
이에 따라 1편성당 탑승객은 2025년 하루 평균 120명(1일 총이용자 수 2876명/24회 운행)에 불과할 전망이다. 출퇴근 시간에 이용자가 몰릴 것을 감안하면 낮 시간에는 이용자가 거의 없을 수도 있다.
경기도·고양시·양주시·의정부시는 국가철도공단·한국철도공사와 이 같은 용역 결과를 토대로 2021년 8월 교외선 운행 재개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인구밀집 지역이나 택지개발 지역으로 노선을 수정해 이용자 수를 늘리고 디젤기관차가 아닌 전철로 운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교외선은 1963년 8월 개통돼 관광·여객·화물운송 등 경기북부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 1970~1990년대 일영·장흥·송추 지역으로 단합대회를 가는 대학생들에게는 추억의 교통수단이었다. 그러나 자가용 보급으로 이용객 수가 급감하면서 2004년부터 운행하지 않고 있다.
한편 교외선 재개통은 경제성 평가(예비타당성조사)를 피하는 ‘꼼수’로 추진되고 있다. 7년 전 예타 결과 BC가 0.6~0.7에 불과해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자 정차역을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총사업비를 줄여 예타 없이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한상봉 기자
2023-03-10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