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중소기업을 상대로 거액의 부동산 임대 수수료를 챙겨 구설수에 올랐다.
8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 산하기관인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이 계명대 대명동 캠퍼스 3만 5808㎡를 2001년부터 임대해 게임, 모바일, 애니메이션 등 문화산업 관련 벤처기업 113개를 입주시켰다. 시는 임대보증금으로 3.3㎡당 연 104만원에 계명대와 계약했다.
하지만 입주 업체로부터는 3.3㎡당 보증금 12만 6000원과 월 임대료 1만 500원을 받고 있다.
이를 연 보증금으로 환산할 경우 264만 6000원에 달한다. 계명대와 체결한 임대료의 2.5배다. 여기에 업체들은 월 관리비로 3.3㎡당 4270원을 내고 있으며 전기료도 70~80만원씩 부담하고 있다. 시가 DIP를 통해 10년 동안 챙긴 임대보증금 차익만도 86억원에 이른다.
계명대 측은 “대구시가 문화산업 육성을 빌미로 대학 자산을 헐값으로 임차받아 사실상 임대료 장사를 하는 게 아니냐.”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오는 11월 10년간의 임대계약 만료를 앞두고 계명대는 계약을 연장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계명대는 DIP가 임대업으로 거액을 챙기고 있는 데다 학생들의 학습 공간도 부족해 더 이상 임대를 연장할 수 없다고 말한다. 현재 대명동 캠퍼스 미술대 학생 1명의 공간이 최소 면적(19㎡)의 3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계명대는 학습 공간 확보 차원에서 대구시에 임대한 캠퍼스의 37.1%인 1만 3000㎡를 반환받겠다는 의사를 대구시에 전달한 상태다.
이에 대해 대구시 장석구 신기술산업국장은 “임대료는 협의를 통해 합리적 수준으로 인상할 수 있으나 건물은 반환할 수 없다. 40여개의 입주업체들이 당장 짐을 싸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2011-06-09 1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