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업무 아니다” 핑퐁게임·결원도 많아
17일 충남도에 따르면 세종시 출범과 함께 충남도의 43개 부서가 시로 광역업무를 넘겨야 하지만 현재 10곳만 인계하는 데 그치고 있다. 홍보, 총무, 문화예술과 등만 인계가 끝났고 예산, 세무, 새마을 등은 진행 중이다.
이는 세종시 업무분장이 아직 정착되지 않은 탓이다. 예컨대 공원녹지기본계획 수립 및 승인에 대한 업무를 놓고 시 경제산업국이 “도시계획 분야인데 왜 우리가 맡느냐.”면서 건설도시국과 핑퐁게임을 벌였다. 결국 이 업무는 경제산업국이 맡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충남도 관계자는 “세종시 공무원들이 ‘우리 업무가 아니다’, ‘윗사람들에게 한창 업무보고 중이어서 바쁘니 기다려 달라’는 등의 이유로 즉각 업무 인수를 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 출범을 앞두고 옛 연기군 6급 공무원 20명이 대거 사무관(5급) 교육에 들어가면서 그만큼 계장 자리가 비어 있는 것도 인수인계 작업을 방해하고 있다. 결원도 많아 계 직원이 2~3명인 곳도 있다. 세종시 공무원 정원은 총 828명으로 결원이 20여명에 이르고 다음 달 3일이나 사무관 교육이 끝나 현재 40여명이 공석인 실정이다. 또 여러 자치단체에서 공무원이 수혈되다 보니 팀워크에 문제가 있는 것도 인수 작업을 더디게 하고 있다.
인수인계 작업은 같은 업무를 하는 양 자치단체 공무원들이 만나 설명과 질문을 통해 업무를 파악하고 관련 서류를 넘기고 받는 과정이다. 또 기초단체인 연기군 공무원이 광역시 공무원으로 바뀌어 광역사무 매뉴얼을 넘겨받아 업무 시행 및 대처법을 하루빨리 익혀야 하지만 이 같은 문제로 인해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광역 관련 민원 업무를 보려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세종시도 청소년 육성계획 수립 등 광역업무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구자열 충남도 세종시출범실무준비단 인계준비팀장은 “다음 달 초는 돼야 부서 인수인계 작업이 끝나고 충남지사와 세종시장의 기관 간 인수인계도 마무리될 것 같다.”면서 “인수인계 작업이 늦어지는 사이에 인사가 있어 충남도의 각 부서 담당 공무원들이 바뀌면서 어려움이 더 커졌다.”고 하소연했다.
세종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2012-07-1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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