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에 필수인 국어·영어·한국사와 함께 사회·수학·과학에서 두 과목 선택으로 공무원이 될 수 있는 시험은 3월 소방직, 7월말 국가직 9급, 8월말 지방직 9급 및 각급 교육청, 9월초 서울시 등이 예정돼 있다. 선택과목이 모두 비슷해 사실상 공무원 시험의 직렬 구분이 무의미해졌다. 학교 수업에 충실하면 고졸 공무원이 될 길이 열린 셈이다.
순경은 3월 1차, 8월 2차 공채를 통해 내년에 모두 1651명을 채용한다. 순경 시험의 고교 교과목 도입은 2014년부터다.
일단 사회·수학·과학 선택과목 가운데는 공무원 수험 사이트 에듀스파의 조사결과 사회 과목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57%는 원래 공부했던 선택 과목인 행정법과 행정학을, 37%는 사회 과목을 공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무원 시험의 직렬 구분이 무의미해지면서 직렬별 모집인원과 경쟁률이 응시의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채용 인원이 많으면 무조건 응시하는 식의 수험생이 늘면서 3월 소방직 공무원 시험에는 사상 최대의 인원이 몰릴 것이란 관측도 있다. 소방직 시험에 고교 교과목이 처음으로 치러지기 때문에 어떤 시험인지 직접 확인하려는 수험생들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 시험 전문가는 “공무원 시험 응시기회는 늘어날 수 있지만 조정점수제도의 도입으로 합격선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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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공무원 시험의 합격선은 들쭉날쭉했다. 국가직 9급은 2010년 80.5점, 2011년 87점, 올해 89.5점으로 상승세다. 서울시 9급은 2010년 84.5점에서 지난해 79점, 올해는 81점으로 합격선이 변했다. 국가직 7급은 2010년 89.5점, 지난해 81점, 올해 83.3점 선이었다.
내년에 고3이라면 9급 시험 외에도 추천채용제를 노려볼 만하다. 추천채용제의 경우 시험과목은 ▲기능인재 2과목(국어·한국사) ▲지역인재는 3과목(국어·영어·한국사)으로 부담이 적다. 올해 국가직 9급 공무원은 고졸 기능인재 100명, 지역인재 100명을 추천채용제로 선발했다. 지방에서도 올해 100명가량 이렇게 뽑았다.
특히 2014년부터 기능직 공무원이 일반직으로 통합되면서 기능인재 추천채용제도는 2013년에 마지막으로 시행된다. 기능인재는 2010년 30명, 지난해 53명, 올해 100명으로 점차 채용인원을 늘렸다. 2013년 추천채용제를 통한 고졸 채용인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정책의 예측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올해와 큰 차이는 없을 전망이다.
행정안전부는 내년에 대거 공직에 진입할 고졸생들을 위한 교육 방안도 이미 마련했다. 기존 9급 공무원들이 행정법이나 행정학 시험공부를 통해 전문성을 확보했지만, 고교 교과목 도입은 공무원 직무와 연관성이 없다는 비판이 있었다.
신규 채용자의 직무 전문성 향상을 위해 9급 공무원 훈련기관에서 행정법·행정학 등 전공과목 기초지식 교육도 한다. 올해 9급 공무원 800여명이 연수를 받은 법무연수원에서는 검찰사무·마약수사직을 대상으로 형법과 형사소송법을 10주 동안 교육하게 된다. 9급 일반행정직 700여명이 연수를 받은 지식경제공무원연수원에서는 1~2주의 행정법과 행정학 교육을 준비 중이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공무원 사회는 학력 차별이 전혀 없다. 고졸로 공무원이 되더라도 국내 대학 공부나 국외훈련을 통한 유학 기회가 얼마든지 보장된다.”며 “승진이나 호봉에서는 대졸보다 근무기간이 긴 고졸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2012-12-2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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