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짠순이, 나눔은 대인배 ‘자선’씨의 훈훈한 구정원칙
“가용 예산이 너무 적어요. 정말 어려운 10만명을 돕는 것을 빼곤 40만명의 보통 주민 모두에게 고루 혜택이 돌아가도록 꼼꼼히 살펴야죠.”한자선 서울 강서구의회 예산결산위원장은 어려운 강서구 살림의 내년 운영 방향을 이렇게 설명했다. 내년 예산의 58%가 무상보육과 노령연금 등의 복지 예산으로, 주민 전체를 위한 사업이 ‘확’ 줄었다. 한 위원장은 “행사성, 전시성, 선심성 예산을 찾아 낭비 요인을 줄이고 절감한 예산을 지역 경제 활성화와 사회안전망 구축 등에 쓰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은 여성으로서, 어머니로서 불편한 구정을 바로잡는 데 앞장섰다. 지저분한 의류수거함과 낡은 음식물쓰레기통 정리 등 섬세하면서도 부드러운 지적이 돋보였다. 한 위원장은 “별것 아닌 듯하지만 낡은 옷과 음식물을 버리는 주부들에겐 아주 큰 일”이라면서 “저 의견에 집행부가 전적으로 나서 최근 정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혐오시설 중 하나인 서남물재생센터 주변 주민을 위한 지원 조례도 발의했다. 한 의원은 “몇 년에 걸쳐 악취와 차량 정체 등으로 인해 고통받은 주변 주민을 조금이나마 위로하는 차원에서라도 지원해야 한다”며 “물재생센터뿐 아니라 지역을 위해 희생한 주민이 합당한 대우를 받도록 애쓰겠다”고 강조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2013-12-2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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