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OECD 회의차 파리 출국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확산 일로인 가운데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의 행보가 도마에 올랐다. 국민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내각을 통솔해야 할 총리 대행이 5박 6일 일정으로 해외 출장에 나섰기 때문이다.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증후군)가 중국과 홍콩 등에서 창궐했을 때 선제 대응으로 우리나라를 ‘사스 예방 모범국’으로 이끈 고건 전 총리의 행보와 비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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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 |
기획재정부 측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 회의와 한국경제 설명회가 잡혀 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는 이 행사에 장관 대신 차관이 참석한다. 일각에서는 최 총리 대행이 국제회의를 이유로 5일간 자리를 비우는 것에 대해 안일한 대처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부총리로서의 이미지 관리를 더 중시한다는 쓴소리도 들린다. 사스가 발병했을 때 당시 고 총리는 방역 현장을 일일이 방문하며 비상대응체계를 진두지휘했다. 정부의 안이한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직접 관련 회의를 주재했지만 인터넷과 포털에는 “국민 안전을 방치하는 정부, 자율 예방하라는 것이 정부의 지침”이라는 냉소적인 댓글이 넘쳐났다. 그중에는 국민 안전보다 국제회의를 더 중시하는 최 총리 대행에 대한 야유도 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2015-06-0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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