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광복 70주년 특별전 8월8일부터 중명전서 개최

한여름에 덕수궁 중명전에 가면 독립운동의 역사를 시청각으로 체험할 수 있다.

덕수궁 중명전(重明殿)은 1897년 황실 도서관으로 지어졌다가 1901년 재건된 2층 벽돌 건물이다.

본래 명칭은 수옥헌(漱玉軒)이었으나, 1904년 덕수궁에 대화재가 일어난 뒤 고종이 편전으로 사용하면서 개칭됐다.

중명전은 1905년 일제가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한 을사늑약이 체결된 장소이자 1907년 고종이 늑약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네덜란드 헤이그에 특사를 파견했던 곳이다.

이후 덕수궁 면적이 축소되고 많은 전각이 허물어지면서 섬처럼 떨어진 채로 남았고, 복원을 거쳐 2010년 일반에 개방됐다.

대한제국이 근대국가로 도약하고자 했던 상징적 공간인 중명전에서 광복 70주년을 맞아 특별전이 열린다.

문화재청은 광복7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와 함께 오는 8월8일부터 9월6일까지 중명전 2층 전시실에서 ‘중명전, 고난을 넘어 미래로’를 개최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다양한 시청각 장비를 동원해 관람자가 역사적 사건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일제의 강압으로 이뤄진 을사늑약 체결 현장을 영상과 음성으로 재현하고, 대한제국 선포 장면과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특사단의 안타까움을 삽화와 그래픽으로 보여준다.

또 관객의 움직임에 반응해 가상현실을 연출하는 키네틱 영상 시스템을 활용해 3·1만세운동 현장을 소개한다.

마지막 종결부에서는 광복 이후 남북 분단과 현재의 상황을 각도에 따라 다른 모습이 투시되는 렌티큘러 기법으로 설명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항일독립운동에 관련된 다양한 유품이 전시되는 이번 특별전은 중명전이 을사늑약이라는 치욕의 장소가 아니라 대한제국이 자주성을 지키고자 했던 공간이라는 사실을 조명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