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9명 중 중·고졸 출신 130명… 박사급은 14명, 5.9%에 그쳐
취업난으로 학벌과 스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고의 숙련기술을 보유한 우리나라 ‘명장’(名匠)의 절반은 고졸 이하의 학력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학력을 초월해 기술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롤모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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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인 최고의 영예인 대한민국명장은 15년 이상 산업현장 종사자 중 최고의 숙련기술을 보유한 사람이 선정된다. 1986년부터 지금까지 96개 직종에서 605명이 뽑혔다. 기계·금속·화공·전기전자 등 기계분야가 가장 많은 401명, 섬유·산업디자인·서비스 등 서비스분야 88명, 공예분야 116명 등이다.
서정석(왼쪽·59) 명장은 17세 때 기술현장에 뛰어들어 대형상용차 운전석 개폐용 유압실린더를 국산화했다. 이를 통해 국내 자동차 산업 분야에서 연간 100억원 이상 생산원가를 절감하는 데 기여했다. 초음파금속 용착용 툴 및 타이어 커팅용 초음파 혼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으며, 이후 기계공학 박사 학위를 얻어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다. 서 명장은 “대학 진학만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며 “스펙보다는 나만의 기술을 갈고닦아 기술 강국의 명성이 후대에도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황해도(오른쪽·55) 명장은 중학교 졸업 후 직업훈련원을 거쳐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입상했다. 삼성정밀(현 한화테크윈) 입사 후 나로호 인공위성 발사체 엔진 개발에 기여했다. 이승희(가운데·60·여) 명장은 전통자수 장인이다. 15세 때 입문해 평생 한길을 걸었다. 전통자수 매뉴얼을 제작했고, 현재 전시회와 후학 기술 전수에 매진하고 있다. 32세에 만학도로 미대에 진학하기도 했다. 이 명장은 “꿈을 향해 스스로 길을 열고 만들어 간다면, 그게 무엇이든 길의 끝에는 반드시 성공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2016-02-22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