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현대상선은 조디악, 다나오스 등 컨테이너선주 5곳을 포함해 총 22곳 선주와의 용선료 협상 결과를 10일 발표한다. 전체적인 윤곽이 나온 만큼 불확실성을 줄이는 차원에서 먼저 결과를 공개한 뒤 최종 계약에 서명한다는 계획이다. 최종 계약은 이달 말쯤 맺을 예정이다.
협상단은 전체 용선료의 약 70%를 차지하는 5개 컨테이너선주와 마라톤 협상을 통해 10%대 후반의 인하를 이끌어 내면서 평균 인하폭을 20%로 낮출 수 있었다. 나머지 17개 벌크선주와는 20%대 후반의 인하에 합의했다. 정부 관계자는 “벌크선주 중에는 국내 선박투자회사(펀드)도 있었다”면서 “국내외 차별 없이 동일한 인하폭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외 선주과의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으로 선주들은 용선료 인하 대가로 인하분(5400억원)의 절반인 2700억원은 현대상선 주식으로 대신 받고(출자전환), 나머지 절반은 2022년부터 5년에 걸쳐 상환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인하폭(21%)이 애초 목표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자율협약을 이어가는 데는 지장이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해운동맹 가입까지 성사되면 출자전환을 통해 현대상선 부채 1조 4000억원을 자본으로 바꿔줄 계획이다. 이 경우 부채비율이 200%대로 낮아지면서 정부로부터 선박 지원 프로그램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국내 선사인 한진해운이 결단을 내리면 현대상선의 해운동맹 가입은 의외로 빠른 시일 내에 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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