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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행정] 컴퓨터 앞에 앉은 어르신… 정보 격차 줄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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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구 ‘사랑의 컴퓨터’

“정보의 격차가 큰 차이를 만들죠. 우리가 만능은 아니지만 어려운 일이 있으면 항상 상의해 주세요.”


유종필(오른쪽 두 번째) 관악구청장이 10일 보라매경로당에 ‘사랑의 컴퓨터’를 설치하며 노인들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유종필 관악구청장이 10일 서울대에서 기증한 중고 컴퓨터를 들고 찾은 곳은 보라매동의 한 모자 가정이다. 기초생활 수급권자인 어머니와 고등학생인 두 딸이 사는 가정으로 큰딸은 고3 수험생이지만 컴퓨터가 없어 그동안 인터넷 강의를 듣지 못했다. 문모씨는 “‘사랑의 컴퓨터’를 신청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빨리 컴퓨터가 집에 설치될 줄 몰랐다”며 기뻐했다.

유 청장은 컴퓨터를 설치하며 중고 컴퓨터지만 내부 부속품은 새것으로 모두 교체했고, 혹시라도 고장이 생기면 본체에 스티커로 붙어 있는 연락처로 전화하면 구청 직원이 와서 무상으로 수리해 준다고 꼼꼼하게 설명했다. 산타클로스처럼 빨간 목도리를 맨 유 구청장이 보라매동 다세대주택에 이어 들른 곳은 보라매경로당. 그는 경로당에 들어서자마자 넙죽 큰절을 할머니들께 올렸다. 이어 “저는 여당도 야당도 아닌 경로당입니다”란 ‘전매특허 농담’으로 어르신들께 큰 웃음을 안겨 드렸다. 보라매경로당은 ‘사랑의 컴퓨터’로 노인들에게 정보화 강의를 하고, 영화도 틀 계획이다.

관악구는 지난 10년 동안 모두 1000여대의 중고 컴퓨터를 기증받아 기초수급자, 복지시설, 장애인 등에게 나눠줬다. 정보의 격차가 결국 경제적 격차를 낳는다는 생각에 구에서 무료로 제공한 것이다. 중고 컴퓨터는 대부분 구에서 쓰던 것과 서울대와 개인, 기업에서 기증한 것이다.

중고 컴퓨터의 모든 부속품을 갈고 새롭게 정비를 끝내 새 컴퓨터 못지않은 성능을 자랑한다. 또 ‘한글’과 같은 워드 프로그램을 기본적으로 탑재해 사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사후관리도 빼놓지 않았다. 소모품인 하드 드라이브, 그래픽 카드 등은 직원들이 방문해 무상으로 고쳐준다. 컴퓨터 사용법 강의도 해서 정보 소외 계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

지난해는 어머니가 사망하고 홀로 대입 준비를 하던 19살 청년, 사무자동화 취업과정 시험준비를 하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인터넷이 필요했던 홀몸 어르신 등이 사랑의 컴퓨터를 받았다. 유 구청장은 “어르신들이 컴퓨터가 생겼으니 이제 사용법도 배우게 될 것”이라며 “평생학습 도시인 관악구에서 ‘사랑의 컴퓨터’로 공부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2016-11-11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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