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덕성여대 ‘비판의 철학자 함석헌의 삶과 사상’ 심포지엄
“서울 도봉구에서 세계를 끌고 가는 중요한 철학을 펼쳤던 함석헌 선생을 재조명하는 것은 후손으로서 당연한 도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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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도봉구청장이 24일 덕성여대에서 열린 ‘비판의 철학자 함석헌의 삶과 사상’ 심포지엄에서 함 선생에 대해 말하고 있다. 도봉구 제공 |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24일 덕성여대와 도봉구가 함께 연 심포지엄 ‘비판의 철학자 함석헌의 삶과 사상’에 참여해 ‘한국의 간디’라 불리는 함 선생의 사상을 새롭게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 선생은 1982년 아들이 사는 도봉구 쌍문동으로 이사해 7년 뒤 별세했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살았던 전태일 열사와 이웃으로 지냈고, 매일 인근 약수터를 찾았던 ‘쌍문동의 할아버지’였다. 1980년대 중요 시국집회 때마다 전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씨와 함께 가택연금을 당했던 대표적인 민주화 운동가다.
이 구청장은 지난해 9월 함 선생이 마지막 여생을 보냈던 가옥을 기념관으로 개관했고 1년 만에 1만명 이상이 방문한 지역명소가 됐다. 함석헌 기념관에서는 ‘씨알마을학교’가 열려 함 선생의 ‘씨알사상’을 전파한다. 서울시 미래문화유산인 기념관 1층은 선생의 발자취를 돌아볼 수 있는 전시관이며 창고로 사용됐던 지하에는 세미나실과 숙박을 할 수 있는 게스트룸이 있다. 이 구청장은 “함 선생의 자택은 기념관으로 보존했는데 전태일 열사의 집은 이미 다 허물어져 아파트로 변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도봉구는 매년 덕성여대와 한두 차례 심포지엄을 공동 개최해 지역 및 대학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내고 있다. 대학과 자치단체가 공동으로 학술 연구를 펼치는 것은 괴테가 잠잤던 호텔조차 관광객이 찾듯 문화도시 도봉구의 토양을 형성하게 된다고 이 구청장은 분석했다.
생전의 함 선생은 ‘씨알은 지나친 소유도 권력도 지위도 없는 맨 사람이다. 어떤 정책의 시비가 문제 됐을 때 판단하는 표준은 민중에 둬야 한다’고 밝혔다. 또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물러나라고 요구하고 씨알(민중)에게 함께 싸우자고 주장했다. 함석헌의 1970년대 민주화 운동을 조명한 이상록 국사편찬위원회 연구사는 “최근의 촛불집회는 비폭력 평화시위란 점에서 외국인들이 두 차례나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대했던 함 선생의 평화사상을 담고 있다”며 “4·19혁명이 쿠데타로 이어졌듯 지배자를 권좌에서 끌어내리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저항의 결과가 아니라 철학”이라고 주장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2016-11-2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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