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해양수산부(상)
해양자원과 영토를 관장하는 해양수산부는 1996년 출범을 기점으로 설립 20년이 지났다. 2008년 이명박 정부 때 폐지됐다가 박근혜 정부 들어서 부활했다. ‘세월호 참사’, ‘한진해운 법정관리’ 등 잇따르는 소용돌이 속에 곤욕을 치러야 했지만 올해 역대 최대의 수산물 수출 실적 등 밝은 뉴스들도 전해 왔다.해수부는 항만·수산·선박 관리 등 업무 특성상 부산수산대(현 부경대)와 기술고시 출신이 비교적 많다. 조직 응집력은 다소 약하지만 개개인의 전문성은 뛰어나다는 평이다. 해수부는 3실(기획조정실, 해양정책실, 수산정책실)과 3국(해운물류국, 해사안전국, 항만국) 체제 아래 중앙해양안전심판원과 국립수산과학원 등을 소속기관으로 두고 있다.
푸근한 인상의 윤학배(55·행시 29회) 차관은 합리적이고 배려심이 많아 조직 내 신망이 두텁다. 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아 매끄럽게 일을 처리하는 등 추진력도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진해운 법정관리에서 비롯된 물류대란 때 태스크포스 공동팀장을 맡아 원만하게 조율했다는 평이다. 해수부 후배 공무원은 “싫은 소리를 안 해 따르는 후배가 많지만 바깥으로부터의 ‘외풍’을 막아 주는 데는 다소 미흡하다”고 전했다.
남봉현(54·29회) 기획조정실장은 주로 기획재정부에서 근무한 외부 수혈 인사다. 국회 등 대외 활동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친화력이 좋아 올해 해수부 예산 확보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 동료 공무원은 “사교성이 좋은 편이긴 하나 직원들에게 먼저 다가가 챙기는 스타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대변인에서 1급으로 승진한 김양수(48·34회) 해양정책실장은 내성적이고 수줍음이 많지만 해양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정책 전문가다. 해양정책실은 미래 먹거리와 해양산업의 청사진을 그리는 곳으로, 현 김영석 장관이 이 자리를 거쳤다. 한 과장급 공무원은 “자기 관리는 잘하지만 후배들을 챙기거나 신속한 결정을 내리는 데는 약한 편”이라고 말했다.
서장우(54·기시 22회) 수산정책실장은 밑줄을 그으며 보고서를 볼 정도로 꼼꼼하다. 신입 직원들과 터놓고 토론할 만큼 개방적이면서도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외유내강형’이다. 최근 불법 조업 중국 어선의 첫 몰수 판정을 이끌어 내는 데 막후에서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국내외 현장 경험이 풍부해 해수부 ‘정책통’으로 통하는 전기정(51·32회) 중앙해양안전심판원장은 친화력과 소통 능력이 좋아 직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언론과의 관계도 원만하다. 다만 4년에 걸쳐 해운물류국장을 지내는 동안 해운업계 관련 정책을 소극적으로 펼침으로써 한진해운 등의 문제를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받고 있다.
강준석(54·기시 22회)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대화하는 걸 좋아해 ‘소통맨’으로 불린다. 수산과학원은 최근 참다랑어와 뱀장어에 이어 명태도 완전 양식에 성공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수산정책실장으로 있다가 당시 실장들과 일괄 사표를 냈지만 전문성을 인정받아 공직 생활을 계속 이어 간 경우로 꼽힌다.
한기준(53·37회) 감사관은 ‘똑똑하지만 게으른 리더형’으로 감사 업무를 주로 해 왔다. 지난해 해수부 청렴도가 상위권(22개 부처 중 4위)에 진입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2016-11-28 1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