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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장도 얼굴 빨개진 영어수업…중구형 초등 방과후학교 알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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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운영 교실 찾은 서양호 구청장

교과 연계형 문·예·체 강좌 두루 배치
영어, 전문 어학원 위탁 원어민 강의
내년 모든 국공립 초등교 직영 전환

서양호(교단 위 오른쪽) 중구청장이 지난 8일 중구형 방과후학교를 시범 운영 중인 청구초등학교를 방문해 어린이들과 인사하고 있다.
중구 제공

“We have a visitor here today. Can you welcome the mayor?”(오늘 손님이 있어요. 구청장님을 환영해 줄래요?)

지난 8일 서울 중구형 초등 방과후학교를 시범 운영 중인 청구초등학교의 외국인 영어 교사는 서양호 중구청장이 교실에 들어서자 이렇게 말했다. 앉아서 함께 영어 노래를 부르던 초등 1, 2학년 아이들 열두 명이 손뼉을 쳤다. 이번엔 원어민 교사가 구청장에게 물었다. “Do you want to come up here?”(올라와서 인사를 하시겠어요?)

서 구청장은 얼떨결에 교단에 올랐다. 그는 “안녕 구청장 아저씨야. 너희들 공부 안 하면 나처럼 외국인 선생님이 영어로 물어볼 때 막 당황하고 얼굴 빨개진다”고 말했다. 한 어린이가 “저도 그래요. 뭔 소린지 몰라서”라고 말하자, 서 구청장은 “너도 그러니? 나는 쉰다섯 살인데 아직도 그래. 너희들은 금방 배우니, 영어 잘할 수 있을 거야” 하자 교실은 순간 웃음바다로 변했다. 서 구청장은 수업이 끝난 뒤 후문까지 어린이들을 인솔해 하교를 도왔다.

구는 그간 민간업체가 교육청에서 위탁받아 운영해 오던 방과후학교를 직접 공공위탁받아 운영하는 ‘중구형 방과후학교’를 이달부터 청구초, 봉래초교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내년엔 모든 국공립 초등학교 방과후학교를 직영으로 전환해 모든 학생이 보편적인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다.

2019년부터 학부모 추진단을 구성해 의견을 수렴하고 전문가를 통해 기존 방과후학교의 문제점을 진단, 서비스 수요를 파악하는 등 준비를 해 왔다. 교과 연계형 강좌와 다양한 문·예·체 강좌를 두루 배치했다. 수강 인원이 적어도 폐강하지 않으며, 영어는 전문 어학원에 위탁했다.

서 구청장은 어린이들이 하교한 뒤 학부모 추진단, 청구초 교무과장, 정미선 중구 교육아동청소년과장 등과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아직 시범운영 중이긴 하지만 서 구청장의 욕심보다 수업 절대량이 부족했던 모양이다. 그는 “저학년 수업들도 고학년처럼 오후 5시까지 수업이 촘촘하게 있어야 사교육을 대체하고 학부모들도 생업에 몰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들이 갑자기 1학기부터 해 오던 기존 활동을 중단하고 방과후학교에 참여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학교 공간도 부족한 실정이다.

중구는 내년 1학기엔 강좌와 수강 학생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공간 부족 문제는 학교 측과 협의하는 한편 학교 밖 공간을 이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서 구청장은 “무너진 ‘공교육’을 바로 세우는 것이 기회가 균등하고 과정이 공평하며 결과가 정의로운 세상을 만드는 첫걸음”이라면서 “앞으로 중구 지역 모든 학생들이 양질의 공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2021-09-1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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