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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황혼 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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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의 미팅은 노인의 가슴도 설레게 하는 뭔가가 있어∼.”

미팅에 참여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파트너…
미팅에 참여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파트너를 정하기에 앞서 속마음을 살짝 보여줄 수 있는 ‘양파링 릴레이’로 탐색전을 펼치고 있다.
광진구제공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서울 광진구 군자동 광진 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홀로 남은 할머니와 할아버지 40여명(20여쌍)이 ‘이성과의 짜릿한 미팅’을 즐겼다.

말벗이, 그리고 동반자가 필요했던 노인들이라 어버이날이라며 떠들썩하게 마련한 그 어느 행사보다 훨씬 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미팅의 주인공들은 비록 60∼81세의, 그야말로 황혼기의 남녀였지만 이성을 향한 열정만큼은 대학생들의 혈기 못지않았다. 첫 만남의 어색함을 없애기 위해 복지관측이 마련한 풍선 나르기, 양파링 릴레이, 스피드 퀴즈 등 각종 게임은 그저 즐길 거리의 양념에 불과했다.

“저 영감이 킹카야∼, 저 할망구가 퀸카여∼.”“내가 찍었어요?, 한눈 팔지 말아요.”

이름을 서로 묻고, 자신의 짝을 찾는 불꽃튀는 경쟁은 미팅이 시작된 지 30분도 채 걸리지 않아 여기저기서 펼쳐졌다.60대의 한 곱상한 할머니는 무려 4명의 할아버지에게 애프터 세례를 받는 즐거움을 만끽했다. 하지만 옆에 있던 할아버지는 너무 많은 경쟁자가 생기자 “내가 먼저 찍었어.”라며 화를 버럭 내는 바람에 행사장이 한때 긴장감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지만 킹카는 이럴 때 더욱 빛이 났다. 말 잘하고 적극적인 태도로 줄곧 분위기를 주도해오던 유모(66) 할아버지의 “관리 잘해요.”라는 짧은 유머 한마디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킹카 할아버지는 4살 아래의 예쁜 여자친구를 얻는데 성공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무려 4시간여 동안 계속된 이날 행사에서 4쌍의 커플이 탄생, 외롭지 않은 ‘청춘 같은 황혼’을 보내게 됐다.

미팅 도우미로 나섰던 복지관 홍보 담당 이경숙씨는 “많은 노인들이 여행 동반자, 말벗, 이성친구 등을 원하고 있다.”며 “커플이 되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행복한 여생을 즐길 수 있도록 복지관이 돕겠다.”고 약속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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