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도시 경북 포항의 명물인 ‘포스코 통근열차’가 지난 1일부터 운행을 중단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7일 포스코에 따르면 국내 최초의 통근열차로 1975년 7월1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포항제철소 내 제철역∼포항역∼효자역(총 10.8㎞)을 운행해 온 통근열차가 폐지됐다.
●승객 격감·물류 흐름 방해
최근 들어 직원들의 자가용 출·퇴근이 늘면서 이용 인원이 급감한 데다 철강공단 내 건널목 차단으로 물류 흐름이 지연돼 왔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또 포스코와 한국철도공사측이 연간 선로 사용료(포스코 4억 8000만원, 철도공사측 5억 1000만원 이상)를 놓고 벌인 협상도 결렬됐다.
포스코는 대신 이달부터 직원들의 출·퇴근 편의를 위해 통근버스 50여대를 확대, 운행에 들어갔다.
포스코 통근열차는 교통상황이 열악했던 75년 6월 포스코가 동차 2량을 구입, 철도청에 기부체납한 뒤 그 해 7월1일 역사적인 첫 운행을 시작했다. 기업이 운행하는 첫 통근열차였다.
96년 4월 동차 4량이 신형으로 교체돼 지난 달까지 매일 새벽 5시 57분 교대 근무자를 위해 첫 출발, 밤 11시30분까지 10차례씩 왕복 운행했다.‘무사고 30년’ 운행의 대기록도 달성했다.
●1975년 개통 당시 요금 28원
개통 당시 직원 1인당 이용요금은 28원. 같은 구간의 일반요금 40원에 비해 저렴했다. 운행을 중단한 지난달 말에는 353원이었다. 요금은 그동안 회사측이 일괄적으로 철도청에 지급하는 방식으로 부담했다.
포스코 통근열차는 그동안 산업역군들을 실어나르는 역할뿐만 아니라 시민 등을 위한 교통수단이기도 했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프로축구 포항스틸러스 홈경기때면 시민들에게 무료 이용토록 해 열차 속이 온통 축구 이야기로 넘쳐났다. 또 포스코 직원 부서 회식때에는 통근열차로 회식장소로 이동해 중간 이탈자가 한 사람도 없는 등 직원 단합에도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 12년간 포스코역 역장을 지낸 김경중(52·포스코 직원)씨는 “통근열차의 역사는 포항제철소의 역사이기도 했다.”면서 “지난 30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산업역군을 실어 나른 통근열차가 운행을 중단해 서운한 마음 그지 없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포항 시민들은 운행이 폐지된 포스코 통근열차의 운행을 재개, 포스코 방문객들을 위한 교통편의 수단으로 활용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포항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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