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이른바 일부 명문고를 중심으로 편중현상이 심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완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1974년 시행된 고교 평준화 이후의 신풍속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분석은 장관 자리에 오른 평준화 세대가 극히 일부라는 점에서 무리가 있다. 그러더라도 고위 공직사회의 평준화는 대세라는 점이 수치로 입증되고 있다.
28일 중앙인사위가 국회에 제출한 ‘문민정부 이후 참여정부까지 장관자료’를 단독 입수, 분석한 결과 명문고 출신의 장관 기용이 줄고 장관을 처음으로 배출하는 고교가 늘고 있다. 새 정권이 출범하면 권력 최고위층과 관련된 고교의 진출이 많았고, 임기가 끝나면 감소하는 현상이 뚜렷했다.
가장 많은 장관을 배출한 곳은 경기고였다. 경기고는 문민정부(1993∼1997년)때 이홍구, 임창열, 손학규씨 등 모두 16명을 배출했다. 국민의 정부(1998년∼2002년)때는 이헌재씨 등 11명을, 참여정부(2003년이후)땐 진대제씨 등 10명이 장관에 기용됐다. 하지만 장관 수는 16명→11명→10명으로 계속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이런 흐름은 지방 명문고에서도 비슷했다. 경북고는 문민정부에서 6명의 장관을 배출했으나 국민의 정부에서 4명으로, 참여정부에서 3명으로 줄었다. 청주고도 문민정부 때 5명이나 됐으나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선 각각 2명뿐이었다.
특히 경남고는 문민정부 때 7명을 배출했지만,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땐 각각 2명으로 크게 줄었다. 부산고는 문민정부 때 5명을 냈지만, 국민의 정부에선 단 한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참여정부에선 다시 2명이 발탁됐다. 영남지역을 배경으로 한 문민정부에서 호남에 기반을 둔 국민의 정부로 바뀌면서 줄었다가 영남 출신의 노무현 대통령 집권 이후 다시 늘어난 것이다.
반면 광주고는 문민정부 땐 3명의 장관을 배출했지만, 국민의 정부 땐 7명으로 늘었다. 조선대부속고는 문민정부에선 1명도 배출 못했지만 국민의 정부에선 3명을 냈다. 광주고와 조선대부속고는 하지만 참여정부에선 다시 1명도 배출 못했다.
문민정부에선 1명의 장관을 배출했던 광주제일고는 국민의 정부에선 2명, 참여정부에선 3명의 장관을 배출해 관심을 끌었다. 특히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에선 각각 1명을 배출했던 전주고는 참여정부에서 4명을 배출,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명문고들이 비워놓은 공간은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고교들이 주로 채웠다. 장관을 처음으로 배출한 고교는 문민정부 때는 30곳이었다. 국민의 정부에선 29곳이 추가됐다. 참여정부에선 20개교가 첫 장관을 더 냈다. 그만큼 평준화가 가속화되는 것이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2006-11-29 0: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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