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광주시와 버스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전체 10개 시내버스 업체 가운데 일부는 “회사의 특별지시가 있을 때까지 에어컨을 가동하지 말라.”는 공고문을 내걸고 소속 운전기사들의 에어컨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문제의 시내버스 업체들은 연료비 절감을 위해 차량 내 에어컨 벨트와 센서를 아예 제거하고 냉매조차 충전해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일부 회사는 에어컨을 켠 동료기사를 신고할 경우 포상금을 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H사 관계자는 “기름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데 에어컨을 마구 틀면 낭비가 아니겠느냐.”며 “차창을 열고 바람을 쐴 수 있는 시간대에는 에어컨 가동을 줄이자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광주지역 시내버스 회사 사장단은 지난 26일 버스운송사업조합에서 자체 회의를 갖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될 때까지 연료비 절감을 위해 에어컨 가동을 하지 말자고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낮 최고 기온이 31도를 기록한 27일에도 대부분 시내버스가 에어컨을 켜지 않아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시민 이모(56·여)씨는 “기름값 폭등으로 회사의 입장을 이해는 하지만 에어컨을 끄기로 한 것은 너무하는 처사”라며 “대중교통 활성화를 말로만 외치지 말고 작은 것부터 실천에 옮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최근 운송원가 절감 방안 마련을 시내버스 회사 측에 요구한 적은 있지만 에어컨을 켜지 말 것을 주문하지 않았다.”며 “6월 초부터 에어컨을 자율적으로 가동하도록 하고, 급출발·급제동 방지 등으로 기름값을 아끼는 방향으로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