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해석 잘못” 법령정비 이끌어내 2240억 환수 ‘재정 숨통’
강동구가 25개 자치구 재정 가뭄 해소에 단비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자치구 재정에 큰 몫을 차지하는 부동산교부세(거래세 감소분)와 관련, 강동구 예산팀의 ‘마당발 활약’에 못이겨 서울시가 지원을 확정했기 때문이다.서울시의회는 9일 본회의에서 2007년분 부동산교부세 2240억원 가운데 1240억원을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해 통과시켰다.
이로써 지난해 ‘부동산교부세는 자치구의 조정교부금 재원으로 볼 수 없다.’는 행정안전부의 지침으로 불거진 서울시와 25개 자치구간의 부동산교부세 갈등이 해소됐다.
지방자치법 시행령을 근거로 “올해부터 부동산교부세를 지원하지 않을 뿐더러 전에 지급한 것마저 회수하겠다.”며 자치구에 으름장을 놨던 서울시가 갑자기 꼬리를 내린 까닭은 ‘법령을 개정하라.´라는 법제처의 유권 해석에 따른 것이다. 법제처는 ‘부동산교부세가 조정교부금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행정안전부의 지침이 사실상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예산팀 전방위 활약
법제처의 이같은 유권 해석이 나오기까지 강동구 예산팀의 활약이 컸다.
예산팀은 두 차례에 걸쳐 행정안전부에 법률 해석과 법 개정을 의뢰했다. 또 수차례 직접 방문해 조정을 요청하기도 했다. 행안부로부터 일부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내기도 했지만 서울시를 움직이기에는 2%가 부족했다.
예산팀은 법제처에 승부를 걸었다. 지난 2월 법제처에 법령 해석을 요청했다. 이어 법령해석 심의위원회에 직접 참석해 자치구의 재정 여건 등을 설명하고, 법령 개정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 결과, 법제처로부터 “입법 취지에 맞춰 부동산교부세(거래세 감소분)가 조정 재원에 포함되도록 지방자치법 시행령을 개정하고,2년간 지급되지 않은 교부세도 소급 적용하라.’는 법령 정비 촉구안을 받아냈다.
예산팀은 이를 바탕으로 서울시의 부동산교부세 방침을 철회하도록 설득해 성공했다.
●시의회 2007년분 1240억원 추경예산 반영
이현덕 예산팀장은 “질의 회신에 수개월씩 걸리고, 아무래도 상급 부서의 눈치를 봐가며 일하는 것이 힘들었다.”면서 “서울시의 이번 결정으로 광역시에 속한 기초자치단체도 부동산교부세를 지원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이해식 강동구청장도 이날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차질이 예상됐던 많은 주민 숙원사업이 (부동산교부세로)해결할 수 있게 됐다.”며 서울시의 결정을 환영했다. 그는 이어 “단순히 강동구의 재정을 늘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광역과 기초자치단체간 새로운 협력관계의 표본을 보여줬다.”며 예산 관련 공무원들의 활약을 칭찬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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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교부세 종합부동산세 신설과 취득·등록세율 인하에 따른 지방세 수입 감소분을 보전하기 위해 2006년 신설됐다. 하지만 지방자치법 시행령과 교부세법 시행령의 법령 해석 차이로 부동산교부세의 교부 대상자인 자치구를 제외해 그동안 논란이 돼왔다.
2008-7-10 0: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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