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도 맡길 수 있는 ‘서울형 시간제 전문 어린

통계청 발표 ‘2020 고령자 통계’ 분석

보이스피싱 막고 악성 민원은 차단하고… 중구 ‘스

공사 관계자들 “한밤 파쇄석 500t 운반” 스카이칠십이 “금시초문, 말도 안 된다” 인천공항공사 “사실 확인 땐 법적 조치”

서초 미디어아트 예술관으로 변한 ‘영동2교’

통계청 발표 ‘2020 고령자 통계’ 분석

제안을 현실로… 양천의 청년정책 발굴 [현장 행정

평균 27.9년… 부처별 최대 13년 11개월차 행복도시건설청 17년 4개월로 가장 빨라 세종시 평균 17.6년… 전남은 28.3년 걸려

[희망 만들기]뇌졸중 아들 돌보는 고순임 할머니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폰트 확대 폰트 축소 프린트하기

행상하며 30년간 남편 간병…“아들 살려줘 제발”

“우리 아들 좀, 제발 우리 아들 좀 살려줘.”

백발이 성성한 77세의 노모는 오로지 나이든 아들 걱정뿐이다. 서대문구 홍은2동의 낡고 허름한 연립주택 1층. 18일 만난 고순임 할머니는 자신이 세상을 뜨더라도 뇌졸중인 아들이 먹고 살 수 있게 도와달라며 흐느꼈다. 행상일을 하다 다쳐서 일그러지고, 녹내장으로 잘 보이지조차 않는 눈에서 연방 눈물을 떨구었다.


할머니는 30여년을 뇌졸중에 걸린 남편을 간병하며 보냈다. 지난해 남편이 세상을 뜨자 이번엔 막내아들이 갑자기 쓰러졌다. 또 뇌졸중이었다.

막내아들 이진선(44)씨는 걸음만 엉거주춤하게 걸을 뿐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후유증으로 현재 4~5세 수준의 행동을 보인다.

●기초노령연금·수익은 대출이자로

한겨울인데도 방바닥은 돌바닥처럼 차디찼다. 방 안에서 입김이 나올 정도다. 고 할머니는 “가스비 나올까봐 집에서 한번도 가스보일러를 켜본 적이 없어. 점퍼 입고 전기장판 때서 겨울나고 그래.”라며 고개를 떨궜다.

할머니는 생계 때문에 아침 7시면 홍은2동 주민센터로 힘든 발걸음을 옮긴다. 일주일에 4일, 하루 4시간씩 자활근로 작업에 나선다.

허리 디스크로 30분도 서 있기가 힘들지만 앉았다 섰다를 반복하면서 구청의 바닥을 쓸고 닦는다. 월급 30여만원은 고스란히 생활비로 써야 한다. 원래 이 자활사업은 나온 기간만큼 하루 일당을 계산해 돈을 주는데 할머니는 한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구청에서 정한 최대기간인 주 4일을 꼬박 채운다. 청소일이 끝나면 동네를 돌며 폐지도 줍는다.

퇴행성 관절염을 앓아 몸이 쑤시고 손마디가 비틀어져 갈만큼 고통스럽지만, 당장 아들에게 필요한 병원비며 밥값 때문에 쉴 틈이 없다.

●다른 자식있어 수급자 선정 안돼

아들 진선씨는 뇌졸중으로 쓰러지기 전 사업실패로 4000여만원의 빚을 진 상태다. 이를 갚지 못해 하루에도 수십통씩 전화벨이 울리고 채권자들이 찾아온다. 할머니는 카드사에서 전화가 걸려오면 아들 상태를 설명하며 “제발 우리 아들 좀 살려달라.”고 울부짖는다.

할머니 통곡에 놀라 전화를 끊는 카드사 직원도 많다고 한다.

할머니가 버는 월 30여만원과 기초노령연금 8만 4000원 중 상당액은 집 대출금 이자로 빠져나간다. 진선씨를 제외한 세 자식들이 형편대로 돈을 모아 마련해준 1억원짜리 연립주택은 대출금만 5000여만원에 이른다.

서대문구청은 모자를 차상위 계층으로 인정해 의료비 등을 지원한다. 그러나 더 도움을 주고 싶어도 할머니 자식들이 생업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규정상 기초수급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하고 있다.

강환복 주민생활지원과 팀장은 “반평생 행상을 하며 남편 간호를 했는데, 아들까지 중병에 걸린 할머니를 뵈면 가슴이 먹먹해진다.”면서 “할머니를 위해 생활비나 병원비 등을 지원해 줄 이웃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대문구청 주민생활지원과 330-8638.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2009-2-19 0:0:0 2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페이스북 트위터 밴드 블로그

Leaders Today

“폭염에 지친 몸 식혀요”… 성북 물놀이터 3곳 인

장석어린이공원 등 지난달 조성 예상 40% 넘은 2만 7000명 몰려

구로의 치매 가족 안전망 ‘G브로 수호대’

야간에 ‘환자’ 실종 대응 모의 훈련 경찰·방범대·봉사단 등 150명 참여

관악, 청년친화도시 고도화 사업 첫발

전국 최초 청년친화도시로 선정 취·창업 아카데미 등 3대 과제 추진 맞춤형 청년 지원 등 로드맵 마련

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