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미화원 3명 순금 35돈 습득 주인 찾아줘
최근 일선 공무원들의 공금 횡령 등 불법·비리가 잇따르는 가운데 금천구 환경미화원들이 폐기물 수거작업 도중 순금 35돈(1돈은 3.75g)을 습득, 주인에게 돌려준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잔잔한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경기 침체와 미국 달러화 약세로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황에서 넉넉잖은 봉급과 열악한 근무여건에서 일하는 환경미화원들이 ‘순금보다 값진 양심’을 보여준 것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금천구 환경미화원 이혜훈(52)·강성희(50)씨와 운전원 한성진(56) 씨다.
이들은 지난달 13일 오전 10시쯤 시흥3동 유진빌라 근처에서 평소와 다름없이 수거작업을 하다 커다란 장롱 두 짝에서 반짝이는 쇠붙이를 발견했다. 20돈짜리 금열쇠와 각각 5돈짜리인 팔찌·금메달·넥타이핀 등 총 35돈의 순금이었다. 요즘 시가로는 무려 700만원에 달하는 값진 물건이다.
쓰레기 더미에서 발견됐기 때문에 3명이 나눠 가지더라도 ‘뒤탈’조차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들은 장롱 깊숙이 묻어둔 채 애지중지 아껴온 순금을 한순간의 실수로 잃어버리고 잠 못드는 주인의 안타까움을 생각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순백의 양심이 아니고서는 쉽사리 유혹을 떨치기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이들은 구청으로 돌아온 즉시 최근 대형 폐기물을 배출한 가정을 수소문한 끝에 어렵사리 주인을 찾아내 습득한 순금을 되돌려주었다.
이같은 사실은 귀금속을 되찾은 주인이 지난달말 구 청소행정과에 감사 전화를 걸어온 뒤에야 주변에 알려졌다.
미담의 주인공인 이씨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이런 사실이 알려져 쑥스럽다.”며 겸연쩍어했다.
금천구는 순금보다 훨씬 값진 이들의 선행을 격려하기 위해 이달 중 구청장 표창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2009-3-3 0:0:0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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