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너머 배운 솜씨로 충북예술제 입상 청주 주민센터 32곳 화폭 삼다
그림을 통해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에 나서는 공무원이 있다.주인공은 충북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 주민센터 이인수(46·행정7급)씨. 이씨는 한국체대를 졸업한 사이클 국가대표 선수 출신으로 정규과정을 통해 그림을 배워본 적이 없다.
그림이 좋아 초등학생 때부터 틈틈이 그림을 그리기는 했지만 정식으로 그림을 공부한 것은 대학 졸업 후 잠시 화가들을 따라다니며 곁눈질로 배운 게 전부다.
하지만 그림에 대한 열정과 남다른 재능으로 각종 대회에서 입상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1988년 공직에 입문한 그가 공무원 생활과 그림을 접목시키기 시작한 것은 2002년. 청주여성회관에 근무할 당시 서양화교실을 운영하며 1년여간 시민 20여명에게 무료로 그림을 가르쳤다. 수강생들과 함께 밤늦도록 그림과 싸운 덕분에 이씨에게 배운 시민들이 충북예술제에서 입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청주시청 총무과로 자리를 옮겨서는 그림동호회를 만들어 3년간 공짜로 동료들의 그림을 지도했다.
실력이 소문나자 그림을 그려달라는 주문이 밀려들었다. 청주지역 32개 주민센터 사무실을 꾸밀 그림이 필요하다고 해 혼자서 그 많은 그림을 모두 그렸다. 충북지사 집무실에도 이씨의 그림이 걸려 있는 등 청주지역 관공서 50여곳에서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그는 요즘 도심의 삭막한 콘크리트벽을 예술작품으로 만드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아름다운 금천동만들기’라는 프로젝트를 제안해 가로수터널, 상당산성 등 청주자랑 10선을 골목에 그리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김연아 선수 등의 얼굴을 벽에 그려 ‘대한민국을 빛낸 인물’ 거리도 만들고 있다.
이씨는 “시민들에게 그림을 가르치고 도시를 아름답게 만드는 작업을 계속하고 싶다.”며 “공공미술프로젝트에 정부나 자치단체들이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2009-6-10 0: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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