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과정 2~3단계 축소
1일 감사원에 따르면 감사 보고서가 검토·수정되는 과정이 현 8단계에서 2~3단계가 줄어든다. 그만큼 감사결과가 행정에 빠르게 반영되고, 피감기관도 감사결과를 쉽게 받아 볼 수 있게 된 셈이다.
현행 시스템은 감사가 끝난 뒤 수석 감사관인 현장 반장이 작성한 보고서가 담당 과장, 담당 국장, 담당 사무차장을 거쳐 심의실 내 조정담당관에게 넘어간다. 이 과정에서 피감기관의 소명을 듣고 시정조치의 필요성과 경중을 가리게 된다. 조정담당관이 내용을 검토하고 보완·수정 등을 거친 보고서는 심의실장을 거쳐 사무총장과 감사위원에 전달된다. 수정 과정에서 담당 과로 여러 번 되돌아가기도 한다. 절차가 복잡하다 보니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감사위원회가 열리기까지는 보통 한 달 반에서 두 달가량이 걸린다. 중요 사안은 몇 개월 이상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감사원 고위 관계자는 “모든 보고서가 집중되는 국장이나 사무차장은 제대로 보는 것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담당 과장과 조정담당관이 책임을 지고 보고서를 검토하는 방식으로 바꿀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담당 국장, 담당 사무차장, 심의실장 단계에서 결재에 걸리는 시간 등을 감안하면 감사위원회 개최가 2주일에서 한 달가량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정담당관의 권한과 업무가 늘어나지만 그만큼 감사관의 책임감도 높아져 감사 보고서의 질적 수준 향상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이 승진 등의 판단지표로 쓰고 있는 균형성과평가(BSC·Balanced Score Card)에 감사 보고서의 수정·의결 과정에서 나온 평가가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2010-02-02 2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