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 관광객 평소 절반도 안돼… 장기화 우려
피서가 절정을 이루고 있는 시점에서 강화도 일대 해안가에서 북한제 목함지뢰가 잇따라 발견돼 주민과 관광업계 종사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지난달 31일 북한의 살상용 대인지뢰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강화도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한 관광지에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강화 동막해수욕장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김모(48·여)씨는 2일 “문의 전화는커녕 기존 예약된 것까지 취소되고 있다.”며 “오늘 오전부터는 군인들이 바닷가에 아예 들어가지 못하게 하니까 피서객들이 짐을 싸서 떠나고 있다.”고 했다.
주민들이 더 불안해하는 것은 이번 사태 후유증 장기화다. 지뢰는 언제 모두 제거될지 군당국조차 장담할 수 없는 것이기에 주민 우려는 심각한 수준이다. 음식점을 하는 전모(59)씨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여름 한두 달 장사로 먹고사는데 수십년이 지나도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다는 지뢰가 발견돼 정말 큰일”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강화도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볼음도와 주문도 해수욕장 등은 서울이나 인천에서 넉넉잡아 3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데다 분위기가 호젓해 여름철이면 가족·연인 단위 피서객들이 즐겨찾는 곳이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피서철이 시작된 지난달 20일 이후 하루 평균 200여명의 피서객이 찾았다.
그러나 목함지뢰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볼음도 조갯골, 영뜰해수욕장과 주문도 대빈창해수욕장 등에는 평소 절반에 못 미치는 50여명이 찾는 데 그치고 있다. 이곳 역시 관광객들의 예약 취소가 밀려들어 주민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목함지뢰 살상사고가 난 경기도 연천군 군남댐 하류지역도 사고 이후 물놀이를 즐기던 피서객들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한산한 모습이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2010-08-0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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