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명 주소’ 인천 서구청 직접 가보니
2012년 새 주소 체계 도입을 앞두고 지번제 중심의 기존 주소가 어떻게 바뀌는지 알아보기 위해 행정안전부 공무원과 함께 지난 16일 인천 서구청을 찾았다. 청사 옥상에 노란색으로 ‘서곶로 307’이라고 적힌 커다란 입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입체형 발광다이오드(LED)로 돼 있어 밤에도 눈에 잘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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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이 새 주소 체계 확정을 위한 예비안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도로명주소법은 도로의 폭에 따라 40m 이상이거나 8차로 이상은 ‘대로’, 12~40m 또는 2~7차로는 ‘로’, 그 이하는 ‘길’로 구분한다. 도로의 서쪽과 남쪽 끝을 각각 시작점으로 정했다. 건물이 도로 시작점 기준 오른쪽에 있으면 짝수, 왼쪽에 있으면 홀수 번호를 20m 간격으로 부여한다. 서구청은 서곶로 왼쪽에 자리 잡고 있어 홀수번호(7)를 받았다.
서구청은 지역 주민들이 쉽게 건물을 찾을 수 있도록 도로명도 고유 지명이나 유래가 깊은 산 이름을 쓰는 등 대대적인 정비작업을 벌였다.
기존 복개천1길, 천수1~2길, 개나리1~2길, 감중절 2길, 샘물길 등 7개의 도로명은 가정로와 건지로 등 2개의 도로명으로 통합하는 등 서구 내 536개의 도로명이 490개로 줄어들었다. 김응기 토지정보과장은 “1997년부터 도로명 사업이 추진돼 이미 지번 주소에서 도로명주소로 변경됐으나 ‘개나리길’, ‘샘물길’ 등 추상적인 도로명이 많고 구간이 길지 않은 골목까지 별도의 이름이 붙어 길찾기에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추상명사는 지역 고유명칭을 따르고 거리가 짧은 구역은 가까운 큰 도로의 부속 도로명으로 통합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동서로 뻗은 원당대로와 남북으로 뻗은 고산후로가 교차하는 원당사거리에는 태양광 전지판과 풍력발전을 결합한 친환경 도로안내 표지판이 설치돼 별도의 전기 에너지 공급 없이도 낮밤 구분 없이 도로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김 과장은 “현재 서구에만 10개의 친환경 도로안내판과 32개의 도로안내판이 설치됐다.”면서 “주민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라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과 교차로를 중심으로 안내판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청 측은 도로명주소의 가장 큰 장점은 ‘건물 위치의 예측 가능성’이라고 자랑했다. 실제로 원당지구는 처음 가 본 낯선 지역이었지만 도로안내 표지판만으로 현재 위치를 쉽게 알 수 있었고, 건물 기초번호의 규칙성에 따라 가까운 건물의 번호를 통해 가고자 하는 건물의 위치를 추측하고, 어려움 없이 찾아갈 수 있었다.
도로명주소는 자동차 내비게이션과 스마트폰 길찾기 서비스에도 적용된다. 송영철 행안부 지방세제관은 “내비게이션 업체 등 길찾기 서비스 업체는 기존 시스템에 행안부가 제공하는 주소 자료를 받아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며, 사용자는 프로그램 업데이트를 통해 더 쉽고 정확한 위치 안내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 받은 도로명주소에 이의가 있을 경우 이를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2010-10-19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