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마리’ 부도… ‘청산’ 폐업, 시장 상황 제대로 대처 못해
지역 중소기업 공동브랜드 사업이 시들하다. 지자체가 10여년 전부터 독자적으로 시장을 개척할 수 없는 중소기업들을 위해 공동 브랜드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투자에 비해 매출이 크게 부진한 것이다.12일 대구시에 따르면 1996년부터 중소기업 공동브랜드인 ‘쉬메릭’을 만들었다. 12일 현재 18개 중소기업에서 남성복, 양말 등 18개 품목을 생산하고 있다. 시는 쉬메릭에 매년 11억~15억원씩 그동안 153억 1600만원을 지원했다. 올해에도 15억원을 지원한다. 돈은 브랜드 광고와 참여업체 전시회 참가비 등에 사용됐다. 하지만 브랜드를 알리고 홍보할 공동매장도 갖추지 못한 채 낮은 인지도에 허덕이며 별다른 매출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지역 백화점과 할인점 등에 쉬메릭 매장을 개장했으나 실적이 미미해 퇴출당하는 수모도 겪었다.
이러다 보니 지난해 쉬메릭 업체 가운데 침구생산업체인 ‘로즈마리’는 부도났으며, 귀금속 생산업체 ‘청산’은 폐업을 했다. ‘동성산업’ 등 3개 업체는 실적이 없어 쉬메릭에서 퇴출됐다.
이같이 공동브랜드 사업이 부진한 것은 시장 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데다 백화점식으로 업체를 지원했을 뿐만 아니라 참여 업체들의 노력도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대구경북디자인센터와 한국패션산업연구원 공동으로 쉬메릭 홍보 방안 등을 연구하기로 했다. 특히 쉬메릭 관리를 현재 대구상공회의소에서 독점하는 것을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2011-05-13 1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