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인력 양성에 관광산업 ‘쑥쑥’
전라남도 장흥군 한복판에 자리잡은 억불산에는 아토피 치료 효과가 뛰어나다고 알려진 편백나무 숲이 90만㎡(약 30만평)가량 펼쳐져 있다. 숲 입구에는 편백나무를 이용한 ‘전라남도 목공예센터’가 자리잡고 있다.지난 7일 센터 2층 실습실에 들어서니, 세살 무렵 소아마비로 1급 지체장애 판정을 받은 황영일(50)씨가 휠체어에 탄 채 목공예 조각 실습에 열중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손재주가 뛰어났던 황씨는 전남 장흥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뒤 세공기술을 배웠고, 20대 초반 금은방을 차렸다. 그 뒤 수년에 걸쳐 이런저런 사업을 벌였으나 실패, 5000만원 가까이 되는 빚만 졌다.
이후 그는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돼 정부 보조로 생계를 유지했으나 1995년부터 시작한 장애인협회 활동이 삶에 활력을 주었다. 실의에서 벗어나 인력소개 사무실을 운영하면서 빚도 조금씩 갚고 있고, 장애인들과 함께 사업을 하고 싶다는 포부도 가지게 됐다.
이때 목공예센터에서 목공예기능인 양성사업을 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오는 11월, 8개월 과정을 마치면 센터에 취업하거나 공방(목공예상점)을 차릴 수 있다. 취업할 경우 최대 월 120만원을 받을 수 있지만, 황씨는 8월부터 동료 장애인들과 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군청과 협의 끝에 3000만원을 지원받아 목공예 장비까지 사들였다.
장흥군은 올 4월부터 목공예기능인 양성사업, 편백 숲의 생약초를 가공하는 인력을 키우는 편백 생약초기능인 양성사업, 산림치유 강사를 양성하는 아토메디컬 트레이너사업, 전통차예절지도사사업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 지원 사업으로 수강생 150명 중 88%(132명)가 취업이나 창업을 계획하고 있다. 장흥군은 올해 말 수강생을 대상으로 취업박람회를 열 예정이다.
이들은 편백숲 치유·휴양 공간인 ‘우드랜드’, 소금을 통해 아토피 치유를 돕는 ‘편백 소금집’, 음이온폭포·건강증진센터·온욕장 등이 설치된 ‘치유의 숲’, 목공예센터 등으로 구성된 ‘아토-제로 타운(ATO-ZERO TOWN)’에 우선 취업할 수 있다. 이 사업에는 올해에만 국비 4억원, 군비 3000만원이 투입됐다. 장흥군은 올해부터 2014년까지 매년 132개 일자리를 창출해 4년간 총 528개 일자리를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장흥군은 2009년 7월 편백숲에 우드랜드(정직원 6명, 임시직 30명), 올 4월 말에 편백소금집(정직원 8명)을 열었다. ‘한우삼합’(한우·키조개·표고버섯)으로 유명한 ‘정남진 장흥’ 토요시장과 연계된 관광산업이 꾸준한 효과를 발휘, 우드랜드 개장 1년만에 20만명이 방문했고 누적매출액도 3억원이다. 장흥군 관계자는 “지역 주민을 친환경생명 전문인력으로 양성해 신규 서비스 산업의 일자리를 창출함과 동시에 체험형 관광사업을 활성화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장흥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2011-06-15 1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