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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 요원처럼… 매일 밤 200여 품목 농약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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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외발산동 친환경유통센터를 가다

서울 초·중·고교에 친환경 급식 식재료를 공급하고 있는 서울시농수산물공사 친환경유통센터가 문을 연 지 1년 만에 총 학교급식의 40%를 담당하며 눈부신 성장을 하고 있다. 오는 20일 400곳의 학교 급식물량을 처리할 수 있는 제2센터(건축면적 3861㎡)가 본격 가동된다.


친환경유통센터 2층 안전성 검사실에서 검사요원이 급식재료의 잔류농약성분을 검사하고 있다.


14일 오후 8시 외발산동 강서농수산물도매시장. 친환경유통센터 직원 70여명은 보통 사람들과 반대로 이때가 출근시간이다. 자녀들의 먹을거리를 책임지는 일을 하는 만큼 긴장의 눈빛이 엿보인다.


충남보령에서 북가좌초교로 배송될 취나물이 들어있는 상자에 인증번호를 확인하는 마크가 붙어있다.


친환경유통센터의 경쟁력은 무엇보다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품질의 식재료 공급에 있다. 센터는 안정적인 식자재 공급과 신뢰도를 쌓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추천과 심의회 적격성 심사를 통해 친환경 공급업체 4개 산지를 선정했다. 전남 나주 자연과 농부들, 제주 느영나영 영농조합, 김해 친환경영농조합, 대전농협중앙회 등이다. 이들 업체로부터 조달되는 품목만 250여개. 기존 생산자→산지유통인→도매시장법인→중도매인→직판상인(소매상인)→납품업체→학교로 이어지던 유통과정을 생산자→서울친환경유통센터→학교 3단계로 대폭 축소했다.


친환경유통센터 직원이 당도측정기로 키위의 당도를 재고 있다.


오후 3~4시 생산지에서 출발한 트럭은 최소한 오후 10시가 될 무렵 센터에 도착한다. 친환경 브랜드 제품을 실은 2.5~4.5t 트럭이다. 식재료는 곧장 초등학교 389곳 등 모두 514곳의 학교 팻말이 걸린 검수실에 입고된다. 짙은 남청색 작업복 차림의 인력 15명이 품질과 인증번호를 확인하는 검품·검수작업에 돌입한다. 각 식재료의 바코드를 개인휴대단말기(PDA)로 찍으면 납품학교, 품목을 확인하는가 하면 품질관리사이트에 들어가 도착한 물건의 인증번호와 생산자가 실제로 일치하는지 여부도 꼼꼼히 살핀다. 체크하는 데만 두 시간 정도 걸린다.

무엇보다 검수실은 농산물이 상하지 않도록 항상 섭씨 10도를 유지하고 있다. 한여름에도 작업실 직원들은 두꺼운 점퍼를 입고 있다.

자정을 넘기고 새벽 1시 일반 농산물을 실은 트럭이 하나둘씩 도착한다. 아무래도 일반 농산물은 친환경 브랜드 물품에 비해 잔류농약이 검출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센터에선 친환경 농산물이 60~70%를, 일반 농산물은 30~40%를 차지하고 있다. 새벽 2시 깐깐한 검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미국드라마 CSI(과학수사대) 요원들을 연상시키는 하얀 가운을 입은 안전성 검사요원 3명이 샘플을 채취하기 위해 2층 검사실에서 내려온다. 하루평균 200~250개 샘플을 채취해 검사를 한다.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40분. 검수실은 그 시간 동안에도 여전히 바삐 움직인다.

안전성 검사는 속성검사와 정밀검사 두 가지가 있다. 속성검사는 40여종의 잔류농약성분을 밝혀낼 수 있다. 이희훈(37) 대리는 “지난해 1만 5000여건을 검사했지만 농약성분이 추출된 것은 4건에 불과했다.”고 안심시킨다.

이날은 108개 품목의 샘플을 채취해 안전성 검사에 들어갔다. 샘플이 많은 날은 250개에 이를 때도 있다. 하지만 샘플이 적어 일찍 작업이 끝날 것이란 예상은 빗나간다. 새벽 4시쯤 쪽파에서 양성반응이 덜컥 나와 버린 것이다. 3명의 요원들은 급박하게 재검사에 돌입했다. 배송차에 물품을 싣고 떠나기 30분 전으로 촉각을 다투는 시각이었다. 숨소리조차 크게 들릴 정도로 모두가 검사에 몰입하는 집중력을 보였다. 20여분 지났을까. 다행히 재검에서 정상수치가 나왔다고 판명됐다. “휴~”하는 안도의 한숨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만약 재검서도 양성판정을 받았다면 당장 유통을 중지시키고 대체 농산물을 즉시 구입해야 하는 긴급상황이 발생할 뻔했다.

검수실에 배송해도 좋다고 통보한 시간은 오전 5시. 어느새 창밖은 어슴푸레 동이 트고 있었다.

글 사진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2011-06-1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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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