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일각 “여론수렴 없는 치적쌓기”
경북 포항시가 국내 최대 높이로 추진 중인 ‘포항 타워’(가칭) 건립을 놓고 전시성 예산 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포항시는 18일 ‘포항 타워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 최종 결과를 시의회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시는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포스코A&C 등 3개 외부 전문기관에 관련 용역을 의뢰해 실시했다. 용역 결과에 따르면 시는 오는 2014년까지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 건립 계획에 따라 북구 환호동 환호해맞이공원 내에 총 500억원 정도를 들여 ‘포항 타워’를 세운다는 것이다.
이 타워의 몸체(탑신)는 180m, 철탑 20m와 해발 50m를 합한 전체 높이는 250m에 달한다. 탑신만을 견줘 봤을 때 국내 최고 높이인 153m의 대구 83타워(옛 우방타워)와 135.7m의 서울 N타워보다 높은 규모다.
타워는 공원 내 현 전망대 자리에 새롭게 들어서며, 크게 지상부 연계시설과 전입층·전망층으로 나눠 건립된다. 전망층 1층에는 통합관제센터와 기념품 판매점 등이 들어서고 2층은 전망대, 3층은 식당 등이 각각 자리 잡는다.
시는 이 같은 사업 추진을 위해 BTO(민간이 시설을 직접 건설해 일정 기간 운영한 뒤 기부채납)· BTL(민간이 시설을 직접 건설해 지자체 등에 임대), 민간 직접 개발 방식을 두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시의원과 시민단체는 “시의 포항 타워 건립은 어려운 재정 여건을 감안하지 않은 단체장 치적쌓기용”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시가 이미 동빈내항 복원 사업과 영일만 대교 건설 등 랜드마크가 될 각종 대형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막대한 예산을 들여 타워를 건립하겠다는 것은 예산 낭비”라며 “특히 시가 충분한 여론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밀어붙이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타워 건설을 위한 민간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사업 추진이 지지부지하거나 그동안 많은 사례처럼 시가 또다시 포스코 등 지역 기업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이번 용역 추진 과정에서 여론을 수렴한 것으로 안다.”면서 “필요하다면 추가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항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2011-10-18 1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