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운태 광주시장의 사조직 출신 인사들이 광주시 공기업·공단 요직 인사에 관여하면서 ‘시정의 사유화’ 논란이 일고 있다.
강 시장의 선거를 지원해 온 ‘빛나는 대한민국 연대’(빛대련)의 고문인 이정희 변호사와 자문위원인 정광훈 광주컨벤션뷰로 대표이사 등 2명은 최근 공사·공단 사장 선임 과정에서 해당 공기업 추천 몫의 임원 추천위원으로 활동했다. 지방공기업법상 7명의 위원 중 해당 공사·공단이 2명을 추천하도록 돼 있다. 추천위원은 이들 2명을 포함해 시 추천 2명, 시의회 추천 3명 등 모두 7명이다.
그런데 이들 2명처럼 시장의 사조직 출신과 시 추천 위원을 더하면 과반수를 넘는 4명이 된다. 시장의 의도대로 낙점한 인사를 공기업 수장이나 간부에 앉힐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난 1일 열린 환경시설공단 상임이사 후보 면접에서 의회 추천위원 3명이 돌연 사퇴하는 등 파행을 겪었다. 이들은 “이미 내정된 인사를 뽑는 과정에서 거수기 노릇을 하기 싫다.”는 이유를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공단은 그러나 “이사장이 전날 임원추천위원회 면접을 통과한 정모(58)씨 등 2명 가운데 상임이사를 조만간 임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시청 안팎에서는 그동안 정씨가 상임이사로 낙점될 것이란 소문이 일찍부터 파다했다.
이들 2명은 3일 오후 예정된 광주도시철도공사 경영본부장을 뽑는 위원회에 앞서 이호준 사장에게 사퇴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관계자는 “이들이 최근 언론 등에 자주 부정적으로 거론된 데 심적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안다.”며 “이들이 자진 사퇴할 경우 새 추천위원 2명을 선정해 임원을 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 등은 광주시 공기업·공단 4곳의 임추위원직을 도맡으면서 6월 도시공사 사장, 9월 도시철도공사 사장 추천에 이어 이번 2곳의 공기업 임원 선임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한편 이날 열린 도시철도공사 경영본부장 후보 면접 심사에는 ‘빛대련’ 운영위원인 정모(51)씨 등 3명이 참여했으며, 정씨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 관계자는 “빛대련 출신 2명의 위원을 교체하지 못한 것은 이미 해당 기관의 임원선임 절차가 상당히 진행됐기 때문”이라며 “이들에 대한 위원 위촉이나 사퇴 등은 해당 공기업이 주도한 만큼 시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2011-11-0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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